흔히 어지럼증이 나타날 때 '빈혈'을 의심하게 된다. 물론 빈혈로 인해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지만, 그 가능성은 5%에 불과하다. 빈혈의 주요 증상은 숨참, 가슴 두근거림 등이며, 전신피로감과 무기력증이 동반된다.
빈혈은 혈액이 인체 조직의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발생한다. 혈액 속 적혈구는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혈중 적혈구 수가 감소했거나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 농도가 부족할 때 빈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빈혈은 원인에 따라 철결핍성, 용혈성, 비타민 결핍성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철결핍빈혈'은 가장 흔한 유형에 해당한다.
철은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중요한 구성성분으로, 철분이 부족하면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지고 체내 산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철결핍빈혈이 발생하게 된다.
철결핍빈혈은 주로 가임기 여성이나 성장기 아이들에게 나타난다. 월경으로 인해 과다한 출혈이 발생하면 혈액에 함유된 철분이 손실되면서 철 결핍 상태를 야기한다. 이 외에 소화성 궤양, 치질 등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도 철결핍빈혈의 원인이 된다. 또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 임산부 등은 철분 필요량이 증가하는데, 이 때 충분한 철분 섭취가 이뤄지지 않으면 철결핍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들도 철분 결핍 위험이 높다. 붉은 육류, 해산물 등은 철분이 풍부한 음식에 속한다. 철분 함량이 적거나 거의 없는 식단을 유지하는 경우 철결핍빈혈이 생길 수 있다.
철결핍빈혈이 발생하면 얼굴이 창백해지고, 산소 부족 상태가 되면서 피로감, 무기력함,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심장과 폐가 과도하게 활동하면서 호흡 속도, 심박수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될 경우 심장에 부담이 가해지면서 심장 비대, 심부전 등 심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약간의 움직임에도 숨이 차고 가슴이 뻐근하다면 빈혈을 의심해봐야 한다. 철결핍빈혈은 일반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성인 기준 헤모글로빈 수치가 남성은 13g/dL, 여성은 12g/dL 미만인 경우 철결핍빈혈로 진단한다.
철결핍빈혈은 대부분 경구용 철분제제로 회복할 수 있다. 다만 치료에 앞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다한 출혈이 원인이라면 출혈 부위를 찾아야 하고, 영양 섭취의 문제라면 식단 교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철분이 많이 함유된 식단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감귤류, 딸기, 키위, 토마토, 피망, 브로콜리 등 비타민C가 풍부한 음식은 철분 흡수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C를 자주 섭취하면서 철분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부족한 철분을 빠르게 채울 수 있다. 반면 우유, 커피, 녹차 등은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철분제와 함께 섭취할 시 치료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철결핍빈혈은 철분제 복용과 식이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할 경우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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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