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체중 증가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요새 많이 먹었나' 싶은 마음에 운동을 하고 식단 조절도 해보지만, 불어난 뱃살은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보인다면, 비만이 아닌 '쿠싱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쿠싱증후군은 부신피질 호르몬 중 당류피질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필요 이상으로 과다 분비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도 불리는데 우리 몸이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혈압·혈당 관리, 염증 감소 등 신체에 이로운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 좋지 않다. 코르티솔은 당질 코리트코이드 생성을 자극하는데,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될 경우 당질 코르티코이드가 지나치게 생성돼 쿠싱증후군을 일으킨다.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스테로이드의 일종으로, 대사 조절, 염증 및 면역 반응 억제 등의 역할을 하며 염증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 치료에 활용된다. 치료를 목적으로 당질 코르티코이드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부작용으로 쿠싱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쿠싱증후군은 다양한 원인으로 코르티솔 과다분비가 일어난 상태를 총칭하는 개념이며, 코르티솔 과다 분비의 원인이 뇌하수체 종양인 경우를 '쿠싱병'이라 한다. 쿠싱병은 쿠싱증후군의 하위개념이다.
쿠싱증후군에 걸리면 몸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난다. 코르티솔 호르몬 과다 분비에 의한 지방 대사 이상으로 체중이 증가하게 되는데, 일반적인 비만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얼굴이 보름달처럼 동그랗게 변하는 '문페이스' 증상이 대표적이며, 목 뒤에 지방덩어리가 축적되는 '버팔로 험프'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주로 목, 가슴, 배 부위에 지방이 몰리는 반면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변화가 나타난다.
이 외에도 팔다리 근육이 약해지고 쉽게 멍이 들며, 저칼륨혈증,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 또 안면 홍조와 여드름, 다모증 증상이 나타나며, 정서 불안, 우울증세가 함께 찾아올 수 있다.
쿠싱증후군은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높은 편으로, 여성의 경우 불규칙한 생리주기, 무월경 등의 증상을 겪게 된다.
증상이 의심되면 쿠싱증후군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코르티솔 수치를 확인한 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진단을 내린다.
쿠싱증후군 치료 방법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뇌하수체 종양이 원인인 쿠싱병의 경우 종양 제거를 통해 치료한다. 만약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종양이 더 이상 자라지 않도록 약물치료와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쿠싱증후군도 원인에 맞는 치료법이 적용되는데, 스테로이드 약물 장기 복용에 의해 발병한 경우 약물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또 부신에 생긴 종양이 원인이라면 부신 종양을 절제하는 수술을 진행한다.
쿠싱증후군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게 되면 예후가 좋고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신체 변화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이상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이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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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