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다. 우리나라는 경칩을 전후로 봄이 시작되는데, 꽃샘추위가 지나고 서서히 봄기운이 밀려들고 있다. 계절의 변화를 겪은 우리 몸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우리 몸은 일시적으로 피로감을 느낀다. 이러한 증상을 '춘곤증'이라 하는데, 계절 변화에 따른 생체리듬의 변화가 주된 원인이다. 겨울에 맞춰진 생체시계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해가 짧고 추운 겨울과 달리 봄은 해가 길고 날씨도 따뜻하다. 일조량이 늘어나는 봄에는 체온이 올라가고 근육이 이완되면서 몸이 나른해지기 쉽다. 또 겨울에 비해 활동량이 많아지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영양소 소모량도 늘어난다.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않으면 춘곤증을 심하게 느끼게 된다.
춘곤증은 의학계에서 공인된 병명은 아니며 질병에 속하지 않는다. 다만 증상이 심한 경우 업무·학업 능률이 떨어지거나, 졸음운전과 같은 위험한 상황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가벼운 운동 ▲충분한 영양 섭취 ▲일정한 수면 패턴을 기본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운동은 무리해서 하기 보다는 산책, 조깅, 스트레칭 등 근육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봄에는 영양 섭취가 중요한데, 특히 비타민과 무기질 소모량은 겨울철보다 3~5배 가량 늘어난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 달래·냉이·돌나물 등 봄나물로 비타민과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해 춘곤증을 예방할 수 있다. 수면패턴을 만드는 것도 피로와 졸음을 이겨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수면패턴이 달라지면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잠을 몰아자거나 수면시간을 평균 이상으로 늘리는 것은 좋지 않다. 일정한 패턴을 정해 하루 평균 7~8시간 숙면을 취하면 춘곤증과 수면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
춘곤증은 2~3주 정도 적응기간을 지나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계속된 증상은 간염, 결핵, 빈혈 등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호전되지 않을 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만물에 생기와 활력이 돋는 봄이지만, 우리의 몸은 힘겹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고 있다. 몸이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건강한 생활 루틴을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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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