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먹먹한 귀, 원인은 '이관기능장애'?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비행기를 타거나 높은 산을 오를 때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기압이 갑자기 변했을 때 이관(유스타키오관)이 귀 안쪽과 바깥쪽의 기압이 같도록 압력 조절을 하며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때는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기압 변화가 없는 환경에서 이충만감(귀가 먹먹한 증상)이 느껴지고, 이러한 증상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이관기능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관은 귀 안쪽과 코 뒤쪽을 연결하는 관으로, 귀 안쪽과 바깥쪽의 압력 차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관은 비강의 분비물이 중이로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평소에는 닫혀있지만,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하는 행위, 발사바 조작 등을 통해 열린다.

중이를 환기하고 압력을 조절하는 이관의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이관기능장애라 한다.

이관기능장애 관련 질환으로는 '이관개방증'이 있다. 이관이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있는 상태로, 목소리와 숨소리가 울려 들리는 자가강청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또 귀에 물이 들어간 것처럼 먹먹하고 청력이 떨어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관개방증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심한 다이어트로 인한 체중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만성질환에 의해 이관 주변 조직이 위축되거나, 임신 중 호르몬 변화에 의해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원인이 제거되면 증상은 대부분 완화된다. 급격한 체중 감소가 원인이라면 정상 체중으로 돌아가면서 증상이 호전된다. 또 임신에 의한 증상인 경우에는 출산 후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대개는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지만, 증상이 오랜 기간 지속된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관개방증을 방치하게 되면 이명, 난청이 발생하고, 우울감이 동반될 수 있다.

이관개방증은 항콜린 효과가 있는 비강스프레이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약물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고막에 환기 튜브를 삽입하는 환기관 삽입술이나 열린 이관에 필러, 지방, 연골 등을 주입하는 수술 등 수술적 치료가 시행될 수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관기능장애로 인한 질환에는 '이관폐쇄증'도 있다. 이관폐쇄증은 이관개방증과 달리 이관이 열려야 할 때 열리지 않는 상태다. 이관이 잘 열리지 않으면 귀 안쪽과 바깥쪽의 압력 조절이 되지 않아 마치 물 속에 잠겨 귀가 막힌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관폐쇄증은 코 뒤편의 종양,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 축농증, 알레르기성 비염 등이 주된 원인이다. 감기, 축농증, 비염 등으로 인해 코 안의 점막이 비대해지면서 이관 통로까지 부어올라 이관 기능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관폐쇄증 역시 방치할 경우 중이염, 이명, 난청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먼저 원인이 되는 코 관련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코로 숨을 원활하게 쉬면 이관 기능도 회복된다. 코 안을 세척해 비강 속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환자 상태에 따라 환기관 삽입술, 이관 풍선 확장술 등의 수술적 치료가 시행되기도 한다.

귀에 이상이 생기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오래 지속될 경우 청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귀가 먹먹하고 소리가 울리는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청력 손상으로 이어지기 전에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