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감기, 독감,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린다. 특히 차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천식 환자가 급증하는 계절이다. 천식은 알레르기 염증에 의해 기관지가 좁아져 기침, 천명,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염증으로 인해 기관지 점막이 붓고 기관지 근육이 수축되며,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서 점액이 분비된다. 기관지가 반복적으로 좁아지면 기도가 딱딱해지는 섬유화와 기도의 구조적 변화(기도 개형)가 발생해 영구적인 폐 기능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OECD 국가 간 주요 질환별 표준화 사망률 비교에서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2.1명이 천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1.3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튀르키예, 아이슬란드 다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천식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결합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부모로부터 유전된 알레르기성 체질과 천식 유발인자가 맞닿으면 면역체계에 혼란이 생겨 증상이 발현된다. 천식은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동물 털·비듬 ▲바퀴벌레 ▲약물 등의 원인물질과 ▲감기 ▲담배연기 ▲대기오염 ▲식품첨가제 ▲운동 ▲기후변화 ▲황사 ▲스트레스 등 악화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겨울철은 천식 환자에게 힘든 계절이다. 차고 건조한 공기가 기관지를 자극해 염증을 악화시키기 때문. 실내외 온도차도 증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천식의 주요 증상은 △기침 △천명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흉부 압박감 △목에 가래 낀 느낌 등이다. 감기와 증상이 유사해 오인할 수 있지만, 천식은 만성적인 기침이 특징이다. 천식으로 인한 기침 증상은 밤, 새벽 시간대에 심해진다. 8주 이상 기침이 지속된다면 천식을 의심해봐야 한다.
간혹 심한 호흡곤란으로 천식 발작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천식 발작은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현상으로 즉시 응급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천식 발작 시 편하게 숨을 쉴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똑바로 앉은 자세를 취하게 하고 옷의 단추 등을 풀어 답답하지 않게 한다. 이후 기관지 확장제를 2~4회 흡입, 10~15분 경과를 지켜보다가 호전되지 않으면 2~4회 더 흡입한다. ▲흡입약이 잘 듣지 않거나 ▲얼굴이 창백해지고 입술과 손톱이 파래진 경우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숨을 쉴 때 갈비뼈 사이가 쑥쑥 들어가는 경우에는 즉시 응급실로 이동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증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기관지 확장제를 흡입해도 효과가 없고 발작이 지속된다면 스테로이드약을 전신에 투여하게 된다. 혈중 산소 농도가 낮은 경우에는 마스크, 콧줄 등으로 산소를 주입하는 치료가 이뤄진다.
천식은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하는 만성질환에 속한다. 흡입용스테로이드제, 기관지 확장제 등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증상이 개선된 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예방을 위한 관리는 지속돼야 한다. 특히 천식은 호흡기 질환에 걸렸을 때 악화되기 쉽다. 겨울에는 독감 예방접종과 철저한 위생관리로 감기, 독감 등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증상을 일으키는 환경적 요인을 줄이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며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천식은 폐기능 검사, 천식유발 검사, 객담 검사,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진단된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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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