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이 26일 한국생산성본부 선정 국가고객만족도조사(NCSI)에서 전체 1위를 3년 연속 달성했다. 병원이 3년 연속 1위를 수상한 것은 NCSI 역사상 최초다.
NCSI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제품·서비스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고객이 평가한 만족도를 측정해 계량화한 지표다. 2023년 조사 대상만 334곳에 이른다. 1위가 바뀐 업종이 13개, 1위 기관이 복수로 늘어난 업종은 17개에 달한다. 그만큼 고객 만족을 향한 기업·기관 간 경쟁이 치열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환자 만족을 병원 경영의 최우선 지표로 두고 환자가 병원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에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는 ‘환자 가치 경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2021년 3월 시작한 ‘꿀잠 프로젝트’다. 꿀잠 프로젝트 중 하나는 입원 환자 숙면을 위해 온열수면안대와 귀마개를 꾸러미로 제작해 배부하는 것이다. 병동에서 발생하는 숙면 방해 요소를 줄여 입원 환자의 빠른 회복과 퇴원을 돕자는 취지다.
최근에는 장루, 요루 환자를 위한 다목적 화장실을 설치했다. 장루, 요루 환자는 수시로 화장실에서 주머니를 비우고 세척해야 한다. 연세암병원 3층에는 장루, 요루 환자의 이용 편의성을 높인 화장실을 새롭게 조성했다.
세브란스의 환자 가치 경영의 기반은 환자들의 목소리(VOC)다. 세브란스병원은 환자들이 병원에서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는다. 입원, 외래는 물론 응급실 진료도 대상이다. 만족도 조사 결과 중 주요 의견들은 매주 병원 운영회의에서 정기적으로 논의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 9월에는 ‘안심 캠페인’을 시작했다. 환자 불편사항을 개선의 시작점으로 삼자는 생각으로 리플렛을 통해 개선점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환자 만족도를 제고하는 중이다.
환자 가치 경영의 또 다른 방점은 디지털이다. 환자 편의 개선을 지속하기 위해 My세브란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고도화하고, AI 보이스봇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7월부터는 My세브란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비예약 검사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동안 채혈, 일부 영상촬영, 심전도검사 등 진료 일정에 따라 검사 일정이 자동으로 잡히는 비예약 검사의 자세한 일정을 유선으로 확인해야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모바일을 통해서 비예약 검사 일정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AI 보이스봇 ‘세라봇’은 진료를 앞둔 환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 일정을 안내하고 있다. 환자에게 진료 일정과 담당 의료진을 안내하는 것에서 나아가 환자가 진료 취소나 변경 등을 희망할 때 응대하고 있다.
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은 “이번 조사에서 서비스업계를 제치고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은 환자 가치를 고도화한 결과”라며 “모든 시설과 서비스를 환자 입장에서 바라보며 개선할 것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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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