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기온 '뚝' 떨어지자 혈압 '훅' 오른다?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되면서 건강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겨울철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혈관벽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하면서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심뇌혈관질환은 심장과 뇌의 혈관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근경색증·협심증·심부전증 등 심장질환 ▲뇌경색·뇌출혈 등 뇌혈관질환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이 포함된다. 심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10대 주요 사망원인에 해당되기에,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되는 질환이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겨울에는 혈관 건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고혈압, 당뇨병 등 심뇌혈관질환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20대 고혈압 진료 인원은 2011년 1만9천 명에서 지난해 3만5천 명으로 1.8배 증가했다. 20대 당뇨병 환자도 같은 기간 1만7천 명에서 3만8천 명으로 2.2배 늘었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인 상태로,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다.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이 높은 압력을 받아 손상될 수 있다. 이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거나 터지면 흉통, 호흡곤란이 일어나면서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짜게 먹는 습관, 비만, 유전, 음주, 흡연 등은 고혈압 위험을 높인다. 올바른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절주,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지만, 겨울철에는 예방 관리가 쉽지 않다. 몸이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혈압이 오른다. 기온이 1도 떨어질 때마다 혈압은 0.2~0.3mmHg 올라간다. 기온이 떨어지는 12월에서 2월까지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혈압은 소리 없이 찾아와 병을 부른다. 생활습관 개선은 물론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검진을 통해 고혈압을 진단받은 경우라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기온이 떨어지는 새벽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거운 기구를 들거나 과도한 힘을 사용해야 하는 운동도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또한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는 것도 혈관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목욕 후 체온이 높아진 상태에서 욕실 밖으로 나와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압이 빠르게 상승한다. 같은 이유로 사우나, 찜질방 등 심장에 부담을 주는 고온 환경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야외 활동 시에는 모자, 목도리 등 방한용품을 착용해 몸을 따뜻하게 해야 혈압 상승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머리는 몸에서 열이 가장 잘 빠져나가는 부위이므로, 모자를 쓰면 체온 유지에 크게 도움이 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도 심뇌혈관질환의 선행 질환으로 고혈압과 연관성이 깊다. 당뇨병과 고혈압은 한 질환이 다른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당뇨병은 고혈압 위험을 높이고, 고혈압은 혈관에 부담을 주어 당뇨병 합병증을 유발한다. 두 질환은 상호작용하며 건강 악화의 주범이 된다. 만약 당뇨병과 고혈압을 함께 앓고 있다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은 훨씬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겨울에는 혈관이 수축돼 혈액순환이 둔해지기 때문에 당뇨병이 악화되기 쉽다. 당뇨병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혈당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하며,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과일, 야채가 많이 포함된 식단을 생활화해야 한다. 잡곡, 통밀, 양질의 단백질, 비타민C, 섬유질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으로 일정한 양의 식사를 하는 것은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외에 충분한 수면과 절주, 금연도 중요하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혈압이 오르는 겨울, 각종 질병들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 12월에는 건강 관리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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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