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성 치매로 가는 지름길 ‘블랙아웃’... 방치했다간?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각종 모임이 많아지는 연말연시가 다가온다. 모임에서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술. 적절한 음주는 분위기를 띄우지만, 과음은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 특히 술자리에서 겪는 블랙아웃 현상은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건강한 음주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관대한 권주 사회로, 술을 마시고 흔히 ‘필름이 끊겼다’고 표현하는 블랙아웃 현상은 특별한 일이 아닌 것으로 치부되곤 한다. 그러나 블랙아웃 현상은 알코올성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음주 중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하게 된다.

알코올성 치매는 알코올 유도성 치매와 같은 말로 알코올의 섭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인지 장애를 광범위하게 부르는 용어다. 알코올은 급성 또는 만성적으로 인지 기능에 영향을 준다. 술을 마시면 단기간 안에 정신 기능의 속도가 저하되고 반응 시간이 지연된다.

블랙아웃은 주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사람에게 흔히 나타나는데, 잦은 술자리, 피곤한 상태에서의 음주, 공복 시 음주 등이 블랙아웃의 위험을 높인다. 블랙아웃 현상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뇌 손상을 일으켜 치매에 이를 수 있다. 술만 마시면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폭력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증상도 알코올성 치매다. 뇌의 앞부분에 있는 전두엽은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기관인데, 이는 알코올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초기에는 뇌 기능에만 약간의 문제가 생기고 구조에는 변화가 없다. 그러나 뇌 손상이 반복돼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하면 뇌의 구조에도 변화가 생긴다. 또한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소뇌에도 위축이 나타나 떨림, 보행 시 비틀거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는 전체 치매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 젊은 층에서도 치매 환자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므로 증상을 방치할 경우 짧은 기간에 노인성 치매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 반복적으로 알코올이 뇌세포에 손상을 입히면 영구적인 손상이 발생해 회복이 불가능해져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치매는 물론 간, 췌장, 신장 기능의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음주. 알코올성 치매가 의심되면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즉시 술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평소 올바른 음주 습관이 치매를 비롯해 다양한 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