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말 자취를 감춘 빈대가 50여년 만에 다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빈대 출몰 신고가 접수되면서 '빈대 포비아'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팬데믹에 이어 빈대믹이 왔다는 말이 떠돌 정도로 빈대 공포가 일상을 잠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13일부터 집중 방제 기간을 운영하며 빈대 퇴치에 팔을 걷어 부쳤다.

빈대는 생존력은 물론 번식력까지 뛰어나 한번 유입되면 한순간에 빈대소굴을 만들어버린다. 빈대는 동물과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날개 없는 작은 해충으로, 붉은빛을 띤 갈색의 둥글납작한 몸을 갖고 있다. 빈대는 피를 빨아먹지 않아도 1년 가까이 살아남을 수 있고 암컷 빈대는 일생 동안 수백 개의 알을 낳는다. 이들은 이불, 소파 등에 숨어있다가 밤이 되면 활발하게 움직이며 피를 빨아먹는다.

빈대에 물리면 3~4일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붉은 반점이 생기고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빈대는 모기와 마찬가지로 피를 빨아먹을 때 혈액의 응고를 막는 성분을 주입해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빈대는 모기보다 7~10배 많은 양의 피를 빨아먹는다. 또 모기에 물렸을 때보다 가려움증도 더 심하게 나타난다. 증상은 모기에 물렸을 때와 유사하지만 물린 자국을 보면 구분이 가능하다. 빈대는 모기에 비해 혈관 감지 능력이 떨어져 여러 곳을 무는 특징이 있다. 직선 또는 원형으로 붉은 반점이 수십 개가 생겼다면 빈대 물림을 의심해야 한다.

빈대에 물린 자국은 보통 일주일 내로 가라앉지만, 심하게 긁으면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고열, 빈혈 등이 동반된다. 빈대에 물렸을 때 올바르게 처치하면 증상은 빠르게 완화될 수 있다. 물린 부위를 깨끗한 물과 비누로 씻고 소독을 한 후 거즈나 붕대를 사용해 상처를 보호해준다. 증상 완화를 위해 약국에서 항히스타민제를 구매해 복용하거나, 심한 경우 피부과에서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빈대가 특정 질병을 퍼뜨리지는 않지만, 피부가 느끼는 고통은 극심하다. 가려움증은 수면 방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비롯해 피부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빈대를 퇴치하는 방법은 열을 활용하는 것이다. 빈대는 50도 이상의 고온에서 박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옷, 침구류 등은 고온 세탁·고온 건조하고, 매트리스, 소파 등은 스팀청소기로 살균해주는 것이 좋다. 또 빈대가 숨어있을 만한 바닥이나 틈새 사이를 진공청소기로 훑으면 벌레와 알을 흡입,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생존력과 번식력이 좋은 빈대를 완전히 퇴치하는 일은 쉽지 않다. 빈대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출몰한다면 전문 방역업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50여년 만에 돌아온 빈대가 우리 일상을 해치지 않도록 빠르고 올바르게 대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