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찾아오는 질환은 거의 없다. 질환은 이상 증상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음식을 씹거나 입을 벌릴 때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는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딱딱 소리와 함께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턱관절 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귀 바로 앞쪽에 위치한 턱관절은 턱뼈인 하악골과 머리뼈인 측두골을 연결하는 관절로 개구, 저작, 말하기, 삼키기 등 모든 턱 운동을 관장한다. 턱근육과 인대가 턱관절을 지지하고, 턱관절 사이에는 뼈와 뼈 사이의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있다. 턱관절의 염증, 탈구로 인해 턱관절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을 턱관절 장애 또는 악관절 장애라 한다.
턱관절 장애의 원인으로는 ▲외상 ▲교합의 부조화 ▲생활습관 ▲심리적인 요인 등이 있다. 특히 △단단하고 질긴 음식 위주의 식습관 △치아로 손톱이나 물건을 물어뜯는 행동 △이를 꽉 무는 습관 △음식을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 △턱을 괴는 습관 △이갈이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 △입을 크게 벌리는 행동 △거북목 자세 등은 턱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요인도 턱관절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항진돼 턱과 목 주변 근육이 긴장·수축하게 되면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턱관절 장애가 생기면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고 통증이 느껴지며 입이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증상이 진행될수록 턱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면서 모래 갈리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통증이 심해진다. 대개 통증은 턱과 귀, 머리, 얼굴 부위에 집중된다.
턱관절 장애는 단순히 턱 기능만의 문제는 아니다. 턱관절 균형이 틀어지면 안면비대칭이 생기면서 안면근육의 균형도 무너져 기도가 좁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두통, 이명, 어지럼증, 소화불량, 집중력 저하, 불면증 등 각종 전신 증상이 찾아온다. 또 증상을 방치하면 턱관절에 과도한 압력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턱관절 퇴행성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턱관절 장애는 초기 치료가 중요하며, 원인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물리치료, 운동요법, 약물치료, 행동치료 등이 이뤄지며, 증상에 따라 교합안정장치, 턱관절가동술, 관절강 내 주사, 근육의 발통점 주사 등이 사용된다.
치료와 더불어 생활습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단단하고 질긴 음식의 과도한 섭취는 피하고 음식을 한쪽으로 씹거나 이를 꽉 무슨 습관 등 턱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는 행동을 교정한다. 따뜻한 찜질팩으로 턱관절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적이다.
턱관절 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매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턱관절 장애 환자 수는 2018년 39만8401명에서 2022년 48만4241명으로 5년새 20% 이상 늘었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근육 긴장도가 높아져 턱관절 장애가 심해질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방치하지 말고 즉시 원인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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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