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망막의 날] 황반변성, ‘이럴 때’ 의심해 봐야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9월 마지막 주 토요일은 국제망막연합이 제정한 세계 망막의 날이다. 망막은 눈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막으로, 빛을 감지하고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기능을 하는데, 망막 질환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특히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에 위치하는 황반부에 변화가 생겨 시력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 백내장, 녹내장과 함께 3대 노인성 안질환이다.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서서히 시력을 잃고 결국 실명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주요 원인은 노화다. 이외에 흡연, 유전, 염증 관련 요인, 고도근시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황반은 직경 약 1.5㎜로 누르스름한 빛깔을 띠는데, 빛을 받아들이는 세포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시력의 90%를 담당하며 색을 구별하고 사물을 뚜렷하게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대개 나이가 들면 황반에 변화가 오는데, 눈이 침침해지거나 사물이 휘어져 보이고 시야 한가운데가 검게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할 수 있다. 황반변성 등 노인성 안질환으로 인한 시력 저하는 치매, 낙상, 우울증 위험을 높여 삶의 질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시력 저하, 변형시, 사람을 쳐다볼 때 얼굴은 안 보이고 팔·다리만 보이는 중심암점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휘어져 보이고 글을 읽을 때 어느 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다가 결국 시력이 떨어지게 된다.

다만 황반변성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황반변성이 한쪽 눈에만 발생한 경우 아직 정상인 반대편 눈에 의지해 증상을 깨닫지 못하고 지내다가 반대편 눈에도 시력 저하가 온 뒤에야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수정체가 뿌옇게 변하는 백내장은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황반변성은 일단 시력장애가 시작되면 이전의 시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이는 황반이 시신경 세포로 구성돼 있어 한 번 죽으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황반변성 환자가 시력을 잃는 것은 아니다. 조기에 발견해 황반부의 구조적인 손상이 생기기 전에 치료하면 대부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시력은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황반변성은 정기적인 자가검진을 통해 돌이킬 수 없는 시력 손상이 발생하기 전, 즉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진단을 받은 후에는 망막 전문의에게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황반변성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비만, 흡연 등의 조절 가능한 인자 역시 줄이도록 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나뉜다. 위험한 것은 습성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예후가 좋지 않고 시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전체 황반변성의 80~90%를 차지하는 건성 황반변성은 심각한 시력 저하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수 있다.

황반변성은 바둑판같이 가로세로 줄이 많이 그어져 있는 종이를 한쪽 눈으로 쳐다보면 이상 여부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무언가 휘어져 보인다면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일주일에 한 번씩 달력의 숫자를 일정 거리에서 바라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혈관조영술과 광간섭 안구 단층촬영을 통해 발병 여부를 확인한다.

황반변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산화작용을 늦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이 도움이 되고 인스턴트 식품이나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 항산화 비타민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 등 푸른 생선, 견과류 등 지중해식 식단을 섭취하는 것도 추천한다.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제와 아연, 루테인, 제아잔틴의 섭취가 황반변성의 진행 위험을 낮추고 습성 황반변성의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도 있다.

노년층의 경우 시력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고 시야 가운데가 검게 보이면 즉시 안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60세 이상이면서 비만, 흡연, 황반변성의 가족력 등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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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