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머리 뽑는 우리 아이, 마음 건강 '적신호'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탈모인구 1000만 시대라 할 만큼 탈모는 흔한 질병이다. 탈모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청년들은 물론 10대 청소년들도 탈모를 고민할 정도다. 실제로 소아의 1~3%가 탈모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 탈모의 원인 중 하나는 '발모벽'이다. '발모광'이라고도 불리는 발모벽은 신체의 털이나 머리카락을 습관적으로 뽑는 행위로 불안장애, 강박장애의 일종이다. 발모벽을 가진 사람들은 머리카락을 뽑으면 긴장과 불안이 완화된다고 느낀다. 성인기에도 드물게 나타나지만 대개는 10~13세의 아동기, 청소년기에 발현된다. 주로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어린 나이에 발생한 경우 모발을 씹고 삼키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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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모벽의 주원인은 스트레스다. 어린아이들은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생긴 애착 문제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혼자 남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상실감, 불안감, 우울감 등이 심리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심리적 문제에서 기인한 발모벽은 또 다른 정신적, 신체적 문제로 이어진다. 발모 행동에 대한 수치심, 외형 변화로 인한 부끄러움 등을 느끼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워진다.

발모벽은 만성화되면 성인기 이후까지 이어진다. 뽑은 모발은 시간이 흐르면 다시 자라나지만, 반복적으로 머리를 뽑으면 모낭이 재생능력을 잃게 돼 모발이 점차 가늘어진다. 즉, 발모벽을 방치할 경우 모낭 손상은 물론 영구적인 탈모로 진행될 수 있다. 또 뽑은 모발을 씹거나 삼키는 행동이 반복되면 소화기관에서 머리카락이 뭉쳐 소화불량, 통증, 구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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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모벽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발모벽 환자의 경우 탈모 치료와 함께 충동 조절을 위한 약물치료, 심리상담 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이 필요에 따라 이뤄진다. 충동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모발을 뽑는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목적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증상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이나 취미 활동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충동을 조절하는 좋은 방법이다.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족, 친구 등 주변인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스트레스로 인해 발모벽이 생기고, 발모벽으로 인한 탈모가 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고 치료가 어려워지는 이유다.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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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