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주로 신는 샌들과 슬리퍼는 걸을 때 발생하는 충격을 제대로 흡수, 분산하지 못해 발에 무리를 준다. 여기에 휴가 등으로 활동량이 늘어 여름철 족부질환 발생은 크게 증가한다.
발에 생기는 통증은 발가락이 있는 앞쪽부터 전족부, 중족부, 후족부로 나뉘며, 질환에 따라 통증이 나타나는 위치도 달라져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먼저 발바닥 앞쪽에 통증이 있는 경우 자간신경종을 의심할 수 있다. 지간신경종은 발가락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에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져 신경조직이 비대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비대해진 신경조직에 압력이 가해지면, 통증이 발생하는 일종의 신경포착 증후군이다.
발병 원인은 다양한데,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발에 가해지는 과도한 압력과 외상이다. 특히, 발볼이 너무 좁은 신발이나 굽 높은 신발은 발 앞쪽의 압력을 증가시킨다. 스포츠 활동이나 지속적인 외부 충격 또한 지간신경종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주된 증상은 발의 앞쪽에서 발생하는 통증이다. 발을 내딛을 때 주로 발가락 사이에 통증이 발생하며 뻐근하고 저리며,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이러한 증상은 걸을수록 심해지며, 신발을 신을 때와 발을 구부렸을 때도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통증을 완화시키고 염증을 줄이기 위해 항염증 약물이나 스테로이드제를 주사한다. 또한, 발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푹신한 깔창이나 패드를 사용하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보존적인 치료와 약물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지간 신경 종양을 제거하거나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
발바닥 아치 부위의 통증은 부주상골증후군에 의한 것일 수 있다. 부주상골은 발 안쪽 주상골(발목과 엄지발가락을 이어주는 뼈)의 측면에 붙어있는 작은 뼈다. 10명 중 1명꼴로 부주상골을 가지고 있는데, ‘없어도 되는 뼈’라는 뜻으로 ‘액세서리 뼈(accessory bone)’라고도 불린다. 개인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다르며, 선천적인 조건으로 발생하다. 부주상골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나, 간혹 부주상골의 크기가 크거나 연결 조직이 약한 경우 해당부위에 통증이 발생하곤 한다.
부주상골은 보통 우연히 발견된다. 평상시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다가, 사고나 외상, 무리한 운동, 불편한 신발 착용 등 발에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지는 경우 부주상골이 본래 위치에서 움직임이 생기며 말썽을 일으킨다. 이때 자극 받는 부주상골 주변부에 염증이 생기고, 걸을 때 통증이 유발되어 병원을 찾으면 ‘부주상골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는 것이다.
초기라면 약물치료, 신발 깔창 또는 석고고정 등을 통해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보존적 치료에 호전이 없거나 증상이 발생이 반복되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부주상골을 수술적으로 제거하거나 유합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족저근막염은 주로 발바닥 뒤꿈치에 통증을 유발한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 아래에 위치하여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앞쪽까지 이어지는 근막이다. 발의 아치 모양을 유지하고 보행 시 생기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족저근막에 생긴 염증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발바닥 아치가 정상 범위보다 낮은 평발 또는 반대로 지나치게 높은 요족 형태의 발, 종아리 근육의 과도한 수축이나 아킬레스건이 짧아 발목관절이 위로 꺾이지 않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
족저근막염은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 경우에는 보존적 또는 비수술적 방법을 이용하며 대개 약 6주에서 8주 사이 증상이 호전되지만, 환자의 활동량이나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에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만약 만성적으로 통증이 발생한다면, 체외충격파나 물리치료, 주사요법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지간신경종, 부주상골증후군, 족저근막염 등 족부질환은 치료만큼 예방과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 운동 전후에는 종아리 근육이 뭉치지 않도록 충분히 마사지를 해주며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바닥이 딱딱한 신발과 체중이 앞쪽으로 쏠리는 하이힐과 같은 굽 높은 신발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철 자주 신는 샌들이나 슬리퍼와 같이 쿠션이 없어 바닥을 딛는 충격이 고스란히 발에 전해지는 경우 다양한 족부 질환 발생 위험이 있고, 기존의 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명지병원 정형외과 이승열 교수는 “운동을 할 때는 압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발볼이 넓고,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착용해야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다”며, “비만 또한 족부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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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