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물놀이를 계획하고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물놀이 시즌이 되면 외이도염 환자가 증가하는데, 고온다습한 날씨에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다 보면 외이도염이 발생하기 쉬워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람의 귀는 크게 외이, 중이, 내이 3부분으로 나뉜다. 그중 외이도는 귓바퀴부터 고막까지 2.5~3.5㎝에 이르는 통로다. S자형으로 휘어있어 이물질이 귀 깊숙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보호하고, 이물질이 들어가면 피지선에서 생성된 분비물로 귀지를 생성해 이물질을 밀어낸다.

외이도에 이물질이나 세균 등이 귀 안으로 들어가거나 상처로 침투하면 염증이 발생하는데 이 질환이 바로 외이도염이다. 외이도염이 발생하면 겉보기에 큰 이상 증세는 없지만, 귀가 아프고 먹먹하거나 갑갑한 느낌을 받는다. 특히 여름철에는 물놀이, 고온다습한 환경 때문에 세균과 곰팡이 번식이 쉬워 외이도염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외이도염은 염증성 외이도염과 습진성 외이염으로 나뉜다. 염증성 외이도염은 귀에 열감과 심한 통증이 동반되며, 습진성 외이염은 가려움증, 분비물로 인해 귀가 갑갑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외이도염에서 전신적 면역기능의 저하가 있는 환자의 경우 병발성 외이도염이나 악성 외이도염(괴사성 외이도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외이도염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귀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보호하고 귀가 습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소아의 경우 물놀이 시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물이 귀에 들어갔다면 면봉을 사용하기보다는 물이 들어간 쪽의 귀를 아래쪽으로 기울여 자연스럽게 내보내야 한다. 물기를 제거한다고 무리하게 면봉을 사용하면 귀에 상처와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귀가 먹먹하거나 습한 느낌이 지속된다면 빨리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외이도의 청소는 반드시 이비인후과 의사에 의해 조심스럽게 행해져야 하며, 환자가 직접 만지는 경우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특히 급성 외이도염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경우 치료기간이 단축되며 환자의 고통도 경감되므로 외이도염으로 의심되는 경우 조기에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의정부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이동희 교수는 “여름철 물놀이 이후 만약 귀가 가렵거나 답답한 증상이 든다면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이도염은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경우 빠르게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