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아직 젊은데 '깜빡깜빡'... 설마 내가 '영츠하이머'?

젊은 나이에 치매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보통 치매는 65세 이상 노인층이 겪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에는 젊은층에서도 치매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2009년 1만 7천여 명이던 젊은 치매 환자 수는 2019년 6만 3천여 명으로 늘었다.

치매는 기억, 언어, 판단력 등 인지 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이 어려워진 상태를 말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젊은 치매의 대표적인 원인도 알츠하이머라 할 수 있다.

젊은 치매 환자가 늘어나면서 '영츠하이머'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는 젊음을 뜻하는 '영(Young)'과 '알츠하이머(Alzheimer)'를 결합한 용어다. 영츠하이머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영츠하이머는 '디지털치매'라고도 불린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의 과도한 사용이 기억력 감퇴를 부르기 때문. 디지털기기가 뇌 기능 퇴화 속도를 앞당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기기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뇌 기능은  둔화된다. 기억력, 계산 능력 등을 디지털기기가 대신하게 되면서 뇌의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수면장애도 인지 능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디지털기기 사용이 잦은 사람일수록 집중력 저하 및 기억력 감퇴를 경험할 확률이 높다.

이 밖에 우울증,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요인도 영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울증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높이는데, 코르티솔은 기억력에 영향을 미친다.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사람이 수치가 보통인 사람에 비해 기억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연구로 증명된 바 있다.

스트레스를 술로 해소하기도 하는데 지나친 음주 역시 치매로 가는 지름길이다. 술을 마신 후 기억을 잃는 '블랙아웃'을 자주 경험할수록 알코올성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알코올성 치매 역시 알츠하이머와 증상이 유사하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영츠하이머의 증상은 ▲아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고 ▲중요한 약속을 기억하지 못한다. ▲전에 봤던 사람, 전날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자주 쓰는 전화번호, 비밀번호 등을 자주 까먹는다 ▲했던 말을 반복하며 ▲하려던 일을 금방 잊는다. 이 같은 증상을 일상에서 자주 경험한다면 젊은 치매, 영츠하이머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병이 진행될수록 기억력을 비롯해 언어 구사력, 사고력, 방향감각 등이 점차 저하되고 심할 경우 성격 변화, 환각·망상 등과 같은 정신행동 증상이 나타난다.

단순한 건망증으로 여기고 방치하면 머릿속의 지우개는 점점 커져갈 수 있다. 증상이 의심될 때는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한편 영츠하이머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디지털기기 사용 시간을 줄여가며 의존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걷기·달리기 등 가벼운 운동과 독서, 연산게임 등은 뇌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도 뇌에 자극을 주는 좋은 방법이다.

치매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면 생활습관의 변화만으로 증상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 이 때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젊은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진행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심해지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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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