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김미양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신(新)중년이 주목 받고 있다. 100세 시대에 직면한 한국에서 중년은 다시 중심에 서고 있다. 그들을 실버세대가 아닌 ‘다이아몬드세대’라 일컬으며, 나약한 사람이 아닌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경륜을 나누는 용기 있는 분들이라 명명하는 김미양 박사, 그와 함께 새로운 장년층 ‘신중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낮에 일이 있어 나갔다가 저녁에 사무실에 들어오는데 건물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갑자기 무릎이 아파 “아! 무릎이야....” 했더니 “어디 다치셨어요?” 하고 물어본다. 계면쩍게 웃으며 “겉만 멀쩡하지 몸은 나이 든 티를 내내요.” 했더니 깔깔 웃으신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대학교 동문들의 골프모임이 있는 날이었기에 아마도 조금 무리를 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분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그동안 몸이 아팠고 이제는 회복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무슨 연유일까 궁금하였는데 아프셨다는 소식에 찾아뵙지도 못한 것이 미안하였다.
사실 그분이 늘 나의 건강을 염려하여 주시고 아무런 운동도 안하는 나를 안타까이 여기시면서 운동해야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걱정하여 주셨다. 무슨 연유인지는 아직 여쭈어보지 못했지만 건강이란 것이 지킨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 회의적인 마음이 들었다.
2020년을 맞아 건강이라는 것이 나이 든 사람들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 준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요즘 어디를 가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며 손을 자주 닦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도 결국은 건강하게 사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 되어야 한다는 것에 사회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사회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경제적 활동이 위축되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고 있기에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움에 빠져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60대 이전의 사람들은 왕래를 하고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거리에서 70대 이후의 어르신들을 보기가 힘들어졌다. 70대 이후의 어르신들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병원균에 노출되면 위험도가 더욱 증가하기에 거의 자택격리수준으로 집에 머무르시는 경우가 많아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추석에 80대 중반이신 친정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으시다고 아무도 오지 말라고 해서 진짜 아무도 안 갔고 요양원도 면회금지라서 요양원에 계신 시어머니도 뵙지 못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도 명절에 고향에 간다고 긴 시간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경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건강 때문에 가족도 만나지 못하는 작금의 상황이 빨리 끝나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현실은 역설적으로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이주 전쯤에 여주에서 청년들의 진로탐색프로그램을 이끌기 위해 간 적이 있는데 그 때 들은 웃픈 이야기도 그러하다. 나를 초대한 사회적기업 대표의 이웃에 구순이 넘은 어르신이 사시는데 입에 “늙었으니 죽어야하는데...”를 달고 사셨다고 한다. 그 어르신이 코로나바아러스가 퍼지고 위험성이 커지자 평소에 하시던 말씀과는 달리 집에서 나오지 않고 지내신다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어 COVID-19가 종식되고 어르신들이 다시 활기차게 활동할 날을 기다려보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알게 된 귀한 교훈이 있다. 현재의 노인들은 과거와 달리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우리나라가 현재와 같은 경제적 성장을 이룰 수 있는데 큰 기여를 하였고 이를 통해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는 집단이다.
그래서 노인이라고 부르는 것을 꺼리며 이전세대와 다르게 활기있고 생동감있게 활동하여 왔음에도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계층으로 전 인류를 위험에 빠트리는 질병 앞에 취약한 계층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노인정에 다니시던 어머니가 집단시설이 폐쇄되어 노인정에도 다니시지 못하게 되자 우울증에 걸렸다고 걱정하는 지인을 본 적이 있는데 사회적 관계가 위축되고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자 정서적인 우울감을 느끼는 노인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면역력이 강한 젊은 계층들은 병에 걸려도 쉽게 낫지만 노인들은 그렇지 못하고 생명과도 직결되어 그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는 것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건강을 지켜야겠다는 마음만으로는 건강을 지킬 수가 없다. 그래서 나도 최근에 등산복을 새로 마련하고 걸어서 갈 수 있는 주변의 둘레길을 다니기 시작하였다.
요즘 나가보면 얼마나 많은 편의시설들을 지자체에서 잘 마련해 놓았는지 왜 이런 것들을 누리지 못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고령인구는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평균적으로 17년 정도를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노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니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가 물으면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라고...
김미양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교육학박사
▲모델컨텐츠학회 부회장
▲국제팬클럽협회 회원
▲한국문인 등단 수필가
▲'달 모서리에 걸어둔 행복’ 저자
▲인성교육, 생애주기에 따른 인생설계, 행복100세, 마음관리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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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회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