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 ‘당뇨발’, 겨울철에 더 무서운 이유는?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그 자체보다 합병증 때문이다. 당뇨병은 평생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추운 겨울철을 조심해야 하는데, 겨울에는 신체의 혈액순환이 둔해져 당뇨병 증상이 악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의 20%가 한 번 이상을 겪는 당뇨발(당뇨병성 족부궤양)은 당뇨병이 진행된 환자들에서 발생하는 주요 합병증 중 하나다. 당뇨병 환자들에서 발생하는 족부의 상처, 괴사 혹은 염증을 의미한다. 혈당 조절이 안 되거나 당뇨병을 오랫동안 앓은 환자들은 혈관 내피에 이상이 생겨 동맥이 좁아지고 딱딱하게 굳는 동맥경화증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결국 동맥을 통한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심혈관이나 뇌혈관 질환, 말초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이때 발과 다리 쪽의 좁아진 혈관의 혈류에 장애가 발생하면 혈액순환이 충분하지 않아 가벼운 상처에도 정상적인 치유가 이뤄지지 않고 만성화돼 괴사로 이어지거나 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성형외과 백상운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은 흔히 합병증인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 동반돼 피부와 근육의 감각을 담당하는 말초신경이 망가질 수 있다”며 “이 경우 통증을 느끼지 못해 상처나 화상이 발생해도 뒤늦게 알아차리거나 방치해 치료의 시기를 놓치곤 한다. 심지어 환자가 당뇨병이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 당뇨족이 의심돼 검사를 해보면 이미 진행된 당뇨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당뇨발의 증상은 환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보통 다리 쪽 혈류 장애가 발생하면서 정상인보다 평소 발이 차갑거나 지속적으로 저리고 시린 증상이 동반된다. 당뇨발이 점차 진행되면 발의 특정 부위에 굳은살이 생기고 가벼운 외상에도 상처나 물집 등이 자주 발생하고 회복도 더디게 나타난다. 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상처를 통한 세균 감염이 쉽게 일어나고, 이는 봉와직염 등을 유발해 부종과 궤양, 괴사 및 괴저로 이어질 수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당뇨발의 진단은 먼저 문제가 되는 발의 상태를 육안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상처나 물집이 있는지, 괴사나 괴저 혹은 염증 등을 확인한다. 또 당뇨병 진단 유무, 당화혈색소와 같은 혈액검사를 통해 평소 혈당 조절이 잘 되는지 등의 확인이 필요하다.

이미 진행된 당뇨족 환자의 경우 평소 혈당 관리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뇨발이 의심될 경우 혈관 CT나 혈관조영술을 통해 다리와 발의 혈관 상태를 파악한다. 또 MRI 등의 검사를 통해 연부조직의 염증이나 농양의 유무, 골수염의 동반 여부 등을 판단하게 된다. 필요한 경우 뼈 스캔 검사를 통해 골수염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이때 감염이 의심되면 적절한 항생제 선택을 위해 균 배양 검사를 시행한다.

당뇨발 치료는 환자의 개인별 상태나 중증도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치료가 중요하다. 염증이나 괴사를 동반하지 않은 가벼운 상처는 간단한 소독치료로 2차 치유를 유도하고, 이와 동시에 다리 혈관 검사에서 협착이나 폐색이 발견될 경우 이를 뚫거나 넓혀주는 시술을 해야 한다. 발의 혈류가 회복돼야 정상적인 치유과정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발을 예방하는 가장 첫 번째는 철저한 혈당 관리다. 혈당 조절이 되지 않으면 혈관 손상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상처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당뇨병을 진단받지 않은 경우라도 평소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본인에게 당뇨병이 없는지, 혹은 당뇨의 위험성은 없는지 등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당뇨병 환자들은 금연하는 것이 좋다. 당뇨족도 결국 그 본질은 혈관 질환이기 때문이다. 흡연은 혈관에 악영향을 줘 당뇨병과 함께 동맥경화를 가속화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발에 외상을 입거나 상처가 생기면 정상인보다 잘 낫지 않기 때문에 평소 발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매일 신는 신발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너무 꽉 끼는 신발은 혈류 장애를 악화시키고, 반대로 너무 큰 신발은 신발 내부에서 발과 신발 사이에 마찰이 생겨 상처를 유발할 수 있다. 또 맨발보다는 양말을 신고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발의 피부가 건조하면 오일이나 로션 등을 발라 피부가 갈라지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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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