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때문에 각방을 쓰고 있어요"
어느 신혼부부의 사연이다. 남편의 코골이에 매일같이 잠을 설치는 아내는 결국 각방을 선택했다.
코골이는 단순한 습관이 아닌, 수면장애다. 정작 본인은 알지 못해 가볍게 넘길 수 있지만, 코골이는 심각한 합병증을 부르는 시그널일 수 있기에 근본적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코골이는 수면 중 호흡을 할 때 공기가 좁아진 기도를 지나면서 목젖, 연구개 등 주변 조직에 진동을 일으켜 발생하는 호흡잡음이다. 옆사람은 물론 본인도 깊은 잠에 들지 못해 만성두통과 피로, 기억력·집중력 저하 등을 일으킨다.
수면무호흡증이 함께 나타날 경우 더욱 유의해야 한다. 코골이를 하는 사람의 90% 이상이 수면무호흡증을 경험한다. 수면 중 불안정한 호흡이 지속되면 신체 내 산소 공급이 떨어져 심뇌혈관 질환, 뇌졸중, 폐 질환 등에 노출될 수 있다.
코골이의 원인은 다양하다. 구조적으로는 ▲선천적으로 목젖이 길거나 편도가 큰 경우 ▲혀가 크고 두껍거나 혀 뿌리가 큰 경우 ▲아래턱이 위턱보다 짧은 경우 코골이가 발생한다. 이 밖에 ▲코막힘을 유발하는 비염, 축농증 등의 코 질환 ▲비만이나 노화 ▲음주·흡연 등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원인에 따라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비만은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의 주된 원인이기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체중이라면 체중의 10% 감량으로 코골이를 개선할 수 있다. 또 음주와 흡연은 자제하고, 실내 적정 습도를 유지해 코 안을 촉촉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잠을 잘 때는 옆으로 눕는 자세가 도움이 된다. 천장을 보고 누우면 혀 뿌리가 기도를 막아 코골이가 심해질 수 있다. 베개의 높이도 코골이에 영향을 미친다. 높은 베개를 사용하면 목이 꺾이면서 기도가 좁아진다. 베개는 6cm 가량의 높이가 적당하다.
한편 치료가 필요한 경우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양압기가 사용된다. 양압기 치료는 수면 중 호흡이 멈추지 않도록 적절한 압력의 공기를 주입해 기도를 넓히는 방법이다. 주로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적용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코골이용 마우스피스 착용도 권장된다. 마우스피스는 턱과 혀를 앞으로 당겨 기도를 넓혀주는 기능을 한다.
일주일에 4번 이상 코골이를 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의 유무 및 심각성 등을 확인해봐야 한다. 심한 코골이는 방치하는 순간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