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약국이 문을 닫은 늦은 밤이나 휴일에 갑자기 몸에 이상이 생겨 난처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비상시를 대비해 가정에 상비약을 구비해놓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응급실을 찾을 정도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면 상비약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증상들이 많다. 특히 가정에 노인이나 어린이가 있다면 비상 구급함을 잘 꾸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필요한 상비약은 바로 진통제다. 진통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타이레놀로 대표되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가 있고, 이부프로펜과 같은 소염진통제가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진통제지만 소염진통제와 비교했을 때 소염작용이 없고 효과가 비교적 약하다. 따라서 치통, 인후통, 생리통 등에 폭넓게 활용하려면 소염진통제를 구비해놓는 편이 좋다.
단, 지병이 있거나 노인이라면 소염작용이 없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가 더 안전하므로 약사와 상의해 약을 구매하도록 한다.
종합감기약과 더불어 갈근탕을 구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종합감기약은 기침, 콧물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 복용하면 되고, 갈근탕은 기침과 콧물이 없는 초기 감기 증상에 효과가 좋다. 갈근탕은 칡의 뿌리인 갈근과 여러 약재를 섞어 만든 탕약으로, 한의원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약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발한 작용으로 피부 속 한기를 몰아내고 땀을 내며 감기 기운을 완화하는 데 탁월하다.
상처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소독약, 연고, 밴드를 구비해놓는 것은 기본이다. 흉터를 최소화하면서 상처 회복에 도움을 주는 습윤밴드도 있으면 좋다.
의료용 테이프인 스테리스트립을 구비하는 것도 좋은데, 벌어진 상처를 봉합할 수 있기 때문에 비상시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용법은 상처 한쪽에 스테리스트립 길이의 절반을 먼저 붙이고, 나머지 절반은 반대쪽 상처 부위의 피부를 살짝 끌어당겨 붙여주는 방식이다. 사용법을 미리 알아두고 비상시 요긴하게 활용하자.
설사가 계속될 때는 움직이거나 약을 사러 외출하는 것조차 힘들다. 이때를 대비해 지사제를 구비해놓도록 한다. 지사제는 감염, 소화장애, 장 질환 등에 의한 설사를 완화하는 약이다. 단, 고열과 구토가 동반되는 설사라면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
소화제도 상비약으로 챙겨놓는 것이 좋다. 소화불량에 까스활명수를 찾는 경우도 많은데 까스활명수는 생약 성분의 소화제로, 고초라는 고추 성분 때문에 화한 느낌이 든다. 따라서 위에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알약이나 환 형태의 소화제를 추천한다.
음식을 잘못 먹었을 때를 대비해 알레르기약을 구매하는 것도 좋다. 한 번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알레르기가 많이 가라앉는 효과를 보인다.
갑자기 찾아온 근육통에 유용한 파스도 준비해보자. 또 유난히 밤에 잠이 안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를 대비해 수면유도제를 구비하는 것도 좋다.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수면유도제는 부작용이 적은 일반의약품이니 불면이 심한 밤에 한 번씩 복용하는 것도 괜찮다.
가정마다 필요한 상비약 종류가 다를 수 있으나, 위의 약들은 비상시 누구에게나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약사와 상의해 상비약을 준비해놓고 응급 상황에 잘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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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