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디카페인 커피의 오해와 진실

잦은 소화불량과 복부팽만으로 병원을 찾은 직장인 A씨는 신경성위염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카페인 섭취를 주의하라고 당부하는데... 하루 3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A씨에게 커피 없는 삶이란 상상할 수 없다.

카페를 찾은 A씨는 불현듯 의사의 말이 떠오르고, 카페인이 없는 음료를 찾던 중 '디카페인 아메리카노'에 시선이 꽂힌다.


'디카페인이면 괜찮지 않을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디카페인 커피, 카페인 함유량은?

디카페인 커피라 해서 카페인이 전혀 함유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디카페인의 기준은 97% 이상 카페인이 제거된 커피를 말한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는 대략 50~150mg의 카페인이 들어있지만, 디카페인 아메리카노의 카페인 함유량은 약 3mg 정도다.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을 줄여야 하는 경우, 커피 대용으로 좋을 수 있다.

-디카페인 커피, 안전한가요?

디카페인 커피가 처음 나왔을 때는 안전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카페인을 추출하는 제조 공정이 더해지기 때문. 일반적으로 알려진 카페인 제거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물과 활성탄소 필터로 카페인 성분을 걸러내는 '스위스워터프로세스(SWP)' ▲고압력의 이산화탄소로 카페인을 녹이는 '초임계 이산화탄소 추출법' ▲생두를 증기로 찐 후 유기용매로 씻어내 카페인 성분을 제거하는 '유기용매 추출법' 등이다. 이 중 유기용매 추출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이염화메탄·염화메틸렌)이 건강에 해로운 물질로 알려지며 사람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 판매하는 디카페인 커피는 몸에 해로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초임계 이산화탄소 추출법과 같은 안전한 생두 가공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디카페인이면 맛과 향이 덜하지 않나요?

디카페인 커피는 카페인은 최대한 줄이되 커피의 맛과 향은 유지하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카페인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맛과 향을 내는 성분이 일부 소실될 수 있으나, 이를 보완하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되며 커피의 풍미가 살아나고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디카페인 커피, 콜레스테롤과의 상관관계는?

디카페인 커피는 일반 커피에 사용되는 아라비카 콩 대신 로부스타 콩을 주로 사용한다. 로부스타 콩은 아라비카 콩보다 단단해 카페인 제거 과정에서 커피 고유의 맛이 잘 보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부스타 콩에는 체내에서 지방산 생성을 자극하는 지방이 많이 함유돼 있어 콜레스테롤 수치 및 심장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2005년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심장협회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디카페인 커피가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카페인 커피를 3개월 동안 매일 3~6잔씩 마신 사람들은 LDL 콜레스테롤,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신체 특정 혈중 지방 수치가 증가했다. 연구팀은 "디카페인 커피를 한 잔만 마실 경우에는 괜찮지만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도를 높인다?

디카페인 커피를 많이 섭취하면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도도 높아질 수 있다. 미국 버밍엄 앨라배마 대학 미쿨스 교수 연구팀이 55~69세 여성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커피, 디카페인 커피, 차 등과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일반 커피보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을 때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도가 높아졌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가 늘고 있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카페인과 거리두기가 필요한 사람들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서 선택하는 것이 '디카페인 커피'다. 하지만 카페인이 적다고 해서 안심하고 많은 양을 섭취할 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디카페인 커피는 하루 2잔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건강을 위해 디카페인을 선택했다면, 이제는 절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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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