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 노폐물을 거르고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맞추는 신장은 적혈구를 만들고 비타민D의 활성을 담당하며,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신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고, 점차 기능을 잃는 경향이 있어 예방과 조기 발견·치료가 중요하다.
신장 질환은 초기에 증상이 없어 ‘침묵의 장기’라고 부른다.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커 증상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신장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주요 증상은 ▲소변량 감소 ▲잦은 소변 ▲배뇨통 ▲잔뇨감 ▲혈뇨·농뇨·단백뇨 ▲무력감 ▲식욕 저하·구토·설사 ▲전신 부종 ▲옆구리 심한 통증 ▲고혈압 등이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에서 신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소변량이 감소하고, 손·발등 부종, 구토·설사 등이 발생하면 신장 기능이 수일, 수주 이내 급격히 나빠지는 ‘급성 신부전’일 수 있다. 감염, 탈수, 독성물질·약물 복용, 소변 배출이 막히는 경우 급성 신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지속적이고 불가역적으로 신장 기능이 감소하는 만성 신부전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만성 신부전은 당뇨, 고혈압, 신장염 등이 흔한 원인이다. 만성 신부전으로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체내 노폐물이 쌓여 무력감, 오심, 구토, 몸의 전해질 불균형, 빈혈, 뼈 질환, 고혈압, 전신 부종 등이 생길 수 있다. 신장 기능이 90%까지 파괴되면 말기 신부전이라고 하며, 이때는 투석 치료를 하거나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한다.
신장에는 채반 역할을 하는 사구체와 수분·전해질의 흡수·배설을 조절하는 세관이 있다.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면 ‘사구체신염’이라고 부르며, 혈뇨, 농뇨, 단백뇨 등 소변 검사상의 이상이 발생하며, 신기능 감소에 따라 부종, 고혈압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세균이나 결핵, 곰팡이 등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균이 소변에 검출되는 ‘요로감염’도 신장 질환 중 하나다. 배뇨통, 잔뇨감, 빈뇨 등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여성은 요도의 길이가 남성에 비해 굵고 짧아 질이나 항문 근처 세균으로 인해 요로감염이 더 잘 생긴다.
신장, 요로, 방광에 돌이 생기는 ‘신결석증’도 생길 수 있다. 증상은 한쪽 옆구리에 갑작스럽고 심한 동통과 사타구니 쪽 방사 통증이 나타나며, 혈뇨가 나올 수 있다. 돌의 크기가 작으면 내과 치료를 시행해볼 수 있다. 내과 치료로 돌이 제거되지 않으면 반복적인 요로감염, 동통, 신기능 장애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수술이나 초음파 쇄석술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장내과 이경호 교수는 “신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몸속에 노폐물이 쌓이고 수분과 전해질 균형이 깨지는 등 우리 몸이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면서 “이를 예방하려면 신장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혈압, 당뇨병은 만성 신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이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이 있다면 이를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해야 한다. 또, 소금기가 체내에 많아지면 수분량이 많아지고 체내 혈압 상승을 유발하고, 고단백 식이는 사구체 내 압력을 증가시켜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만성 신질환 환자는 음식을 싱겁게 먹고 고단백 식사를 피해야 한다.
특히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 상승을 유발하며, 신장으로 가는 혈액량을 감소시켜 신기능 손상을 유발하므로 금연해야 한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유효 순환 체액량과 신장 혈류량을 감소시켜 신장 기능 저하를 유발하므로 수분 섭취를 적절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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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