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심정지 환자 살리는 심폐소생술, 올바른 방법은?

생사를 결정짓는 골든 타임 '4분'

할로윈 데이를 앞둔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로 150여 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희생자들의 사망 원인은 대부분 '질식에 의한 심정지'로 추정됐다. 심정지는 체내의 혈액 공급이 멎은 상태로, 뇌사상태에 이르기 전 심정지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시간은 단 4분이다.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지만, 4분이 지난 후로는 생존율이 매우 낮아진다. 또 깨어난다 하더라도 뇌 손상 등 후유증이 따른다.

'골든 타임 4분', 이번 이태원 압사 사고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다. 사고가 발생한 곳이 좁은 골목인 데다, 인파로 가득해 구급대원들은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또 피해자 수에 비해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구급대원은 물론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는 시민들까지 나서 응급조치에 힘을 보탰다.

사고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돕고자 했으나 정확한 방법을 몰라 주저했던 이들도 많았을 터. 잘못된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경우 오히려 생존율이 감소하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는 예고없이 찾아온다.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들을 미리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


-생사를 결정짓는 골든 타임 4분, 올바른 심폐소생술 방법은?

심폐소생술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환자의 어깨를 두드려 의식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 때 반응이 없으면 심정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므로, 주변에 있는 특정 사람을 지목해 119 신고와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요청한다. 그런 다음 빠르게 환자의 얼굴과 가슴을 관찰, 호흡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이라면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선 환자를 단단하고 평평한 바닥에 눕힌 뒤 흉골(가슴뼈) 아래쪽 절반 부위에 깍지를 낀 두 손의 손바닥 뒤꿈치를 올려놓는다. 양팔을 쭉 편 상태로 체중을 실어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가슴을 압박한다. 압박된 가슴은 완전히 이완되어야 하며,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슴 압박은 성인의 경우 분당 100~120회, 약 5cm 깊이(소아의 경우 4~5cm)로 강하고 빠르게 시행한다. 숫자를 세며 규칙적으로 해주는 것이 좋다.

만약 심폐소생술을 하던 중에 환자가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면 호흡이 회복됐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환자를 옆으로 돌려 기도가 막히는 것을 예방한다. 그 후 계속 환자의 상태를 주시하며 심정지가 재발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심정지 환자를 살리는 의료기기 '자동심장충격기(AED)'는 기본적인 사용법만 숙지하고 있어도 누구나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

자동심장충격기는 심정지 환자에게만 사용이 가능하며, 건네 받은 즉시 활용해야 한다. 기기의 전원을 켜고 2개의 패드는 각각 오른쪽 빗장뼈(쇄골) 아래와 왼쪽 젖꼭지 아래의 중간 겨드랑이 선에 부착한다. 부착 후 심장 리듬 분석이 시작되는데 이 때는 환자의 몸에 아무것도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환자에게 심장충격이 필요한 경우라면 기계 음성안내에 따라 제세동 버튼을 눌러 심장 충격을 가하고, 제세동이 필요하지 않다면 심폐소생술을 계속 이어가면 된다.

실제로 일반시민이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로 심정지가 온 환자를 살린 사례들이 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응급처치 방법을 익혀 둔다면, 위기의 순간에서 누군가의 생사를 결정짓는 골든 타임 4분을 붙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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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