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준비를 서두르던 중 열이 오른 고데기 판에 실수로 손을 갖다 댄 민영 씨. 손이 빨갛게 일어나며 후끈거리기 시작한다. 당황한 민영씨는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일상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화상 사고는 적지 않게 일어난다.
화상의 종류는 피부 손상 정도에 따라 구분되며, 치료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우리 피부는 각질층, 표피층, 진피층, 피하 지방층, 근육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화상을 입었을 때 손상된 깊이에 따라 1도 화상, 2도 화상, 3도 화상으로 나뉜다.
1도 화상은 표피층만 손상된 것으로 화상을 입은 부위가 붉어지면서 약간의 통증이 나타난다. 강한 햇빛을 받았을 때 피부가 빨갛게 타는 것도 1도 화상이라 볼 수 있다. 1도 화상은 피부 손상이 심하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도 화상은 표피층보다 아래에 있는 진피층까지 손상된 것으로 붉은 기, 통증,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통증은 1도 화상보다 심하며 화상 부위에 물집이 생긴다. 보통 뜨거운 물이나 기름, 가스레인지 불 등에 데였을 때 2도 화상을 입게 되며, 이 때는 응급처치 후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같은 2도 화상이라 해도 진피의 일부가 손상된 것(표재성 2도 화상)과 진피의 상당 부분이 손상된 것(심재성 2도 화상)은 다르다. 진피 깊숙이 손상된 경우라면 흉터가 남을 수 있어 재생 치료가 권유되기도 한다. 보통 2주~4주 정도 치료를 받으면 증상은 호전된다.
3도 화상은 표피와 진피는 물론 피하지방층까지 손상을 입은 것으로 손상 정도가 매우 심하다고 볼 수 있다. 불, 고압 전기, 화학약품 등에 의해 생길 수 있으며, 화상 부위가 마른 가죽처럼 되고 검은색 또는 흰색으로 변한다. 화상 부위는 피부 신경의 손상으로 감각이 마비되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치료 후에도 흉터가 남고, 환부가 관절 부위라면 피부가 수축돼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질 수 있다. 또 3도 화상 부위가 전체 피부 면적의 30%를 넘으면 생명을 위협받게 된다.
-병원 가기 전 응급처치, 어떻게 해야 하나요?
화상을 입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진다. 화상치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앗 뜨거!'를 외친 순간부터 골든타임은 흐르기 시작한다.
화상을 입었을 때는 화상 부위를 시원한 물로 10분 이상 식혀줘야 한다. 단, 화상 부위에 냉찜질을 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상처가 회복되려면 혈액순환이 잘 되어야 하는데, 찬 얼음이나 지나치게 차가운 물이 닿으면 혈관이 수축되어 회복을 늦추기 때문이다. 또 화상 부위에 소주, 된장, 기름 등을 바르는 잘못된 민간요법도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시원한 물로 화상 부위를 식힌 후에는 깨끗한 수건이나 거즈로 화상 부위를 감싸고 곧장 병원으로 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때 화상 입은 부위에 닿는 옷, 장신구 등은 조심스럽게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살에 달라붙은 옷은 무리해서 떼기보다는 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화상을 입었을 때 치유법으로 흔히 화상연고를 떠올리지만, 2도 화상 이상으로 손상된 경우라면 물집이 터질 수 있어 연고를 바르지 않고 병원을 찾는 것이 낫다.
전문병원에서는 환자 상태에 따라 드레싱 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를 권한다. 화상을 입었을 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방치한다면 상처는 더 깊어질 수 있다. 골든타임 안에 올바른 응급처치와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소중한 피부를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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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