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우들의 자궁경부암 백신 모델이 눈길을 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남성 모델을 채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광고에서 서강준은 “누나 내가 지켜줄게, 여자에게는 물론 남자에게도 필요한 HPV 백신”이라는 멘트를 하며, 정경호는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건 건강이니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HPV가 남자에게도 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암이 있다는 건 기적이니까”라고 말한다.
이쯤에서 우리는 ‘남자는 자궁도 없는데, 왜?’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이름 때문에 여성들에게만 국한되는 예방접종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여성의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는 주로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는데, 남성에서는 항문암, 생식기 암, 성기 사마귀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성별에 관계없이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이미 해외의 많은 나라에서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5년 기준 남성 접종률은 34.6%, 호주는 60%에 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남성 접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사랑아이여성의원 조정현 원장은 “남성의 경우 HPV 감염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성인 기준 3회 접종으로, 약 70% 수준의 예방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은 여성 암 중 발병률 2위를 차지할 만큼 흔히 발생하고 있다. 매년 약 3600여 명의 확진 판정을 받으며, 하루 평균 2~3명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그러나 자궁경부암은 대부분 초기에 증상이 전혀 없으며,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 자궁경부암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비정상적 질출혈이다. 이는 암 세포들이 종괴를 형성하면서 이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분포가 많아져 출혈이 생기는 것이다.
출혈은 성관계 후에나 심한 운동 후, 대변을 볼 때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생리량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생리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진행된 암이 있어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규칙적인 진찰과 예방접종,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만 13세~17세 여성,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의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접종이 확대, 부담없이 예방접종을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