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우울·소화불량·근육통...'명절증후군' 자가진단법은?

도움말: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

▲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 
명절을 전후해 과도한 가사노동이나 스트레스로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명절마다 되풀이되는 이러한 스트레스에 ‘명절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명절증후군은 더는 주부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귀성길 장시간 운전을 책임지는 남편부터 입시를 앞두거나 취업,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자녀, 손주를 돌보는 노년층까지 해당한다. 온 가족이 건강하고 즐거운 명절을 보내기 위한 명절증후군 타파 솔루션을 알아보자.

정신없이 명절 연휴를 보내다 보면, 어지럼증, 두통, 식욕부진, 소화불량, 피로감 등의 신체적 증상이 발생한다. 짜증, 우울, 불안, 무기력, 집중력 저하 등 정신적인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면 화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화병은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속으로 삭인 이후에 나타나는 병을 말한다. 답답함, 치밀어 오름, 안면 열감, 억울하고 분한 감정 등이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과도한 가사노동으로 어깨, 허리, 손목 등 관절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증상을 방치하면 손목터널증후군,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신체·정신적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명절증후군의 한의학적 치료과정은 우선 환자와의 면담과 각종 검사를 통해 증상의 원인을 파악한 후, 환자 개별 증상에 맞춰 침, 한약 등을 시행한다. 또 기공 명상 프로그램을 통해 스스로 증상을 관리하고 심신을 이완할 수 있다. 명절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리적인 증상이 심할 경우 상담 치료를 병행하면 더 도움이 된다.

건강한 명절을 나기 위해 실행하기 쉬운 3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목표를 크게 세우지 말고 일을 분담하는 것이고, 둘째는 관심과 간섭을 구분해 대화하며, 셋째는 연휴의 마지막 날은 나만의 시간 갖기를 실천하는 것이다.

목표를 크게 세우지 말고 일을 분배하라는 첫 번째 항목은 과도한 가사노동에 시달리지 않도록 적당히 일을 나누라는 의미다. 서로 말하기를 기다리거나 나서주기를 바라기보다 미리 역할을 정하고 분담하는 것이 좋은데, 가능하다면 명절 행사를 간소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두 번째 항목인 관심과 간섭을 구분하라는 것은 서로 갈등의 소지가 있는 내용의 대화는 피하란 뜻이다. 명절에 가장 간과하기 쉬우면서도 피해야 할 주제는 진로, 취업, 결혼이다. 무심코 던진 말이 듣는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므로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면서 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 번째는 연휴의 마지막 날에 나만의 시간 갖기인데, 대부분의 명절 피로는 수면 부족과 일상의 규칙적인 생활 리듬이 변화하는 데서 발생한다. 연휴에도 평소 기상 시간을 지켜 일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 누워만 있어도 피로감이 지속할 수 있어 오히려 밤 수면을 방해해 수면 리듬을 깨뜨릴 수 있다.

무엇보다 연휴 이후 일상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밤이나 새벽에 귀가하는 것보다는 조금 여유 있게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명절 증후군 증상의 자가진단 (아래 10개 항목 중 5개 이상 충족하면 의심)

1. 밤에 잠들기 어렵고,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다.
2. 예민하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난다.
3. 기분이 자꾸 가라앉고 우울하다.
4.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된다.
5. 숨찬 기운이 올라오거나 숨이 찬다.
6. 화가 나면 얼굴에 열이 오르거나 온몸에 열이 나면서 발끝까지 뜨겁고 입이 마른다.
7. 가슴이 두근거리고 벌렁거린다.
8. 만사가 귀찮고 의욕이 없다.
9. 어깨, 허리, 손목 등 근육통을 호소한다.
10. 목이나 명치 끝에 뭔가가 꽉 차 있거나 걸려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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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