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본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다면적 특성

도움말: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미애 교수

▲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미애 교수 
최근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변호사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자폐의 공식 진단명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대중이 ‘자폐 스펙트럼’이란 용어를 인식하고, 자폐인을 향한 사회적 편견도 함께 바꿨다는 호평을 받았다.


한편 실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과 그 가족은 드라마가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의료진의 눈으로 바라본 자폐 스펙트럼의 다면적인 특성들을 전하고자 한다.

한 개인에서도 발달 단계와 연령에 따라 증상과 심각도가 다르다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DSM-5)에 따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필수 특징은 ‘상호 간의 사회적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손상’,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양식의 행동 및 관심 분야 또는 활동’이다. 이전에 자폐증, 고기능 자폐, 비전형적 자폐, 전반적 발달장애, 아스퍼거 장애 등으로 나뉘었던 것을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진단명으로 아우르게 된 것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같은 진단을 받더라도 개인마다 발현되는 증상과 증상의 심각도가 다양하다. 예를 들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경우 대다수는 언어 결함을 함께 갖고 있다. 하지만 그 범위는 말을 전혀 못 하는 경우에서부터 언어 지연, 말에 대한 이해력 부족, 반향 언어 또는 부자연스럽고 지나치게 문자 그대로인 언어사용에 이르기까지 무척 다양하다.

외래진료실에 오는 부모들이 “센터에 갔더니 얘는 눈 맞춤을 잘하니까 자폐가 아니래요.” 혹은 “우리 아이가 장난감을 일렬로 나열하고 까치발을 하고 서는데 자폐일까요?” 등의 질문을 하는데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단일 증상은 없다. 반대로 어떤 증상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아니라는 것을 보증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진단에는 임상의의 관찰평가, 보호자와의 면담, 타당성이 높은 표준화 된 행동 진단 도구들의 평가 등을 통한 다면적이고 상세한 평가가 필요하다.


▲ 사진제공=경희대학교병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치료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발달 전반에 걸친 문제를 가지고 있으므로, 치료는 특정한 문제점만 다루거나 특정한 방법만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발달 전체를 촉진할 수 있는 포괄적이고 다각적이며 다학적인 접근방법을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치료는 가능한 조기에 발견해 시작해야 한다. 시기적으로 적절한 치료는 최대의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한 예로, 처음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평가한 뒤 12개월 이내에 행동치료적 개입을 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치료는 나이나 개별적 발달에 따른 요구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평생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 미국에서는 대체로 일주일에 20~40시간의 치료를 권하고 있다.

치료는 언어치료, 응용행동분석(ABA), 감각통합치료, 놀이치료, 사회기술 훈련 등이 있다. 불안, 우울, 강박증, 과잉행동 및 주의력 결핍, 수면 문제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겪는 이들과 어떻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까?
드라마 속 ‘우영우’처럼 대학교 생활을 하거나 직업이 있는 성인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듣는 피드백은 ‘눈치가 없다’, ‘융통성이 없다’, ‘고집스럽다’ 등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같은 상태를 반복하려 하고 사소한 변화에 저항하려는 성향이 있다. 예로 같은 스타일의 옷만 고집하거나 같은 음식만 먹으려 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폐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볼 때는 융통성이 없고 때로는 집착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한, 제한적이고 고정된 관심 때문에 자신의 관심사만 계속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아 대화 유지가 잘되지 않기도 한다. 때로는 눈 맞춤이 어색해서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은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싫어해서 하는 행동들이 아니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이들의 특성이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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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