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눈이 아픈데 원인을 못 찾고 힘들다면

도움말: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

▲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 
#50대 가정주부인 A씨는 갱년기 전후로 두통과 함께 눈이 너무 뻐근하고 조여들어서 항상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다. 다른 일들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눈부터 아파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안과도 가보고, 종합병원 신경과와 한의원을 가봤지만 명확한 원인이 없었다. 치료해도 개선되는 느낌이 없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눈이 아프면 일단 안과를 먼저 찾게 된다. 녹내장 등의 안압 문제나 기타 안과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하면, 신경과 진료를 보고 머리 CT나 MRI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안과와 신경과에서도 문제가 없는 눈 통증이 생각보다 많다.

눈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고, 눈 통증 해소에 도움 되는 지압법을 확인해보자.

턱이나 목이 좋지 않아서 발생한 눈 통증
안구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턱이나 경추의 문제일 것이다. 이를 꽉 깨무는 습관으로 인해 저작근이 항상 긴장되면 삼차신경이 자극된다. 특히 삼차신경의 첫 번째 가지인 ‘상 안와신경(supraorbital nerve)’의 자극은 눈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만약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긴장돼 있다면 무의식적으로 이를 꽉 깨무는 습관도 동반될 수 있다. 그리고 일자목, 거북목 등 경추 밸런스에 이상이 있거나, 경추 주변의 근육, 근막, 인대, 힘줄의 긴장 등이 있을 때도 후두신경의 압박이나 연관통의 형태로 눈 주변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저작근이나 턱 또는 귀 뒤쪽 목 부위인 목빗근, 후두하근을 지긋하게 눌렀을 때 눈이 불편해진다면 그 부위가 눈 통증의 원인이 되는 부위다.


▲ 사진제공=오상신경외과 

스트레스로 인한 ‘눈썹 주름근’ 긴장에 의한 눈 통증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을 많이 쓸 때 표정을 떠올려보라. 미간에 주름이 지면서 인상을 쓰는 듯 보이는 표정이 많이 생기는데, 미간 주름을 만드는 근육을 ‘눈썹 주름근(corrugator mucle)’이라고 한다.

이 근육 내부에는 눈 주변 통증을 유발하는 두 종류의 신경이 지나는데, 이 신경은 삼차신경의 말초 분지신경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인상을 자주 찌푸리는 경우 눈썹 주름근이 긴장되면서 압박을 받게 돼 안구 통증 및 관자놀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 안구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이 근육의 긴장이 반복적으로 심하다 보니 인상을 쓰듯 미간에 주름이 깊게 파인 경우가 많다.

저작근, 턱과 귀의 뒤쪽 경추 부위, 눈썹 주름근을 지압하거나 마사지 해보라. 눈 통증으로 고생하는 이뿐만 아니라 평소 자주 눈이 피곤하고 무거운 이들에게도 도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의 몇몇 원인
편두통 하면 보통 한쪽 머리의 통증을 떠올리지만, 눈에도 편두통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안구편두통’이라고도 부른다. 특징적으로 젊은 성인에서 유발되고 눈에서 번쩍이는 섬광이 보이는 시각 전조증상과 함께 발생한다.

그리고 아주 특징적인 눈 통증을 동반하는 두통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군발두통’이다. 눈 통증을 동반한 두통으로, 주로 환절기에 찾아오며 젊은 나이의 남성에게 잘 나타난다. 통증은 4~6주 정도 지속하면서 특정 시간에 30분~1시간 정도 칼로 눈을 도려내거나 누가 눈알을 잡아당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며, 눈물이나 콧물을 자주 동반한다. 그리고 4~6주 정도의 통증 기간이 지나면 마치 언제 아팠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끔히 통증이 없어지게 되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이 외에도 눈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로는 안구 주변의 두개골에 있는 공기주머니인 전두동, 사골동, 상악동 등에 축농증이 생기거나 다른 염증을 유발하는 요인에 의해 눈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대상포진 후에 오는 눈 통증도 있다. 대상포진은 흔히 몸통에 많이 발생하지만, 드물게는 머리나 이마 부위 또는 눈 주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대상포진이 눈 주변에 발생하면 먼저 시력 저하나 실명의 위험성에 대한 대비나 치료가 필요하지만, 포진 후 신경통이 눈에 생기는 경우 정말 고통스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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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