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신경질환 악화시키는 염증세포가 오히려 척수 재생 도와"

▲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뇌과학과 김병곤 교수 

일반적으로 신경질환을 악화시킨다고 알려진 염증세포에서 분비한 단백질이 신경세포의 퇴행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손상된 척수의 재생을 돕는다는 새로운 기전이 발표됐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뇌과학과 김병곤 교수팀(권민정 박사후연구원)은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대식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인 온코모듈린(Oncomodulin)이 척수의 감각신경 재생을 돕는 것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나노젤과 온코모듈린을 복합해 주사하면 척수 재생 효과가 더 크게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나노젤은 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 강한창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입자 크기의 미세한 하이드로젤이다.

흰쥐의 척수손상 동물모델에서 나노젤과 온코모듈린 복합체를 주사했을 때, 온코모듈린의 활성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또 감각세포 주변으로 서서히 방출돼 신경회로를 구성하는 축삭(신경 세포에서 뻗어 나온 긴 돌기)을 재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이 복합체 주입 시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것보다 훨씬 긴 2㎜ 이상의 재생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나노입자의 나노젤이 단백질이 조직에 전달됐을 때 손상을 줄이고, 단백질의 분해를 억제해 재생 효과를 크게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본 연구는 염증세포인 대식세포가 척수의 재생을 도와주는 유익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전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대식세포가 어떻게 감각신경의 재생을 촉진하는지에 대한 기전을 확인했고, 특히 나노젤과 온코모듈린 복합체가 기존의 연구들에 비해 우수한 척수 신경 재생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나노젤을 이용한 임상 적용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척수는 척추 안쪽에 위치하며 감각 신경과 운동 신경 모두가 지나는 통로이자, 반사 운동을 담당하는 중추신경 역할까지 하는 중요한 부위다. 한번 손상되면 자발적인 재생이 불가능해 많은 척수손상 환자들이 평생 장애를 갖게 된다.

본 연구는 국제 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IF:11.60) 2022년 8월 온라인판에 ‘Nanogel-mediated delivery of oncomodulin secreted from regeneration-associated macrophages promotes sensory axon regeneration in the spinal cord(나노젤 기반 재생촉진 대식세포 유래 온코모듈린 전달에 의한 척수 감각신경의 재생)’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뇌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 그리고 선도연구센터 MRC, 혁신성장 선도 고급연구인재 성장지원(KIURI) 사업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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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