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Q&A] 소변을 참지 못하는 '과민성 방광', 완치 불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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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게티이미지뱅크 

Q. 안녕하세요. 저는 2년째 과민성 방광을 치료 중인 30대 여성입니다. 주로 베시케어를 처방받아 약물치료 중인데, 상태에 따라 약을 조절할 때마다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합니다. 차도가 보이지 않아 답답한데요. 병원에서도 과민성 방광은 완치 개념이 아닌 꾸준히 관리하는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또 제 경우는 방광이 나이에 비해 많이 내려와 있고, 방광 벽도 두꺼워진 상태라고 합니다.

병원에서 방광 보톡스도 추천하던데, 이 또한 완치되는 치료법이 아니다 보니 거부감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약에만 의존하며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생활을 하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젊다 보니 완치에 계속 희망을 품게 되는데요. 저와 같은 상황은 완치될 방법이 없을까요? 그리고 현재 여성비뇨의학과의원에 다니고 있는데, 대학병원을 가면 새로운 치료법이 있을까요?

또 케겔 운동이 과민성 방광 호전에 도움이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예전부터 위생상 투명의자 자세로 소변을 보고 있는데요. 이런 자세도 방광 건강에 지장이 있을까요?


▲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비뇨의학과 최세웅 교수 
A. 안녕하세요.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비뇨의학과 최세웅 교수입니다.

과민성 방광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국제 요실금 학회의 정의에 따르면 과민성 방광은 요로감염이 없고 다른 명백한 질환이 없으면서 절박성 요실금(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화장실 가는 도중에 지리는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요절박(갑작스럽고 강한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없는 증상) 증상이 있으면서 빈뇨와 야간뇨(야간에 배뇨를 자주하는 증상)가 동반되는 경우로 정의합니다.

질환 자체는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잦은 배뇨로 사회생활을 어렵게 합니다. 이와 관련해 우울증이나 수치심을 유발하고 대인 관계 회피 등 다양한 형태로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확히 어느 정도의 환자가 유발되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등에서는 6~11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증가하며 고령에서는 38%까지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과민성 방광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요로감염, 호르몬 결핍, 약물 부작용, 과도한 수분 섭취, 카페인이나 알코올 등의 섭취, 비만, 변비, 정신 상태(우울증)와 이와 관련된 약물, 당뇨,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뇌척수 질환, 질이나 장 등의 골반 장기 탈출증, 골반 장기 관련 수술 등 다양한 요인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병력 청취나 신체검사, 요검사, 배뇨일지, 요역동학 검사 등을 통해 환자의 현재 상태에 대한 파악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과민성 방광은 완치가 되지 않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한 사항들을 고려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음으로써 증상이 호전되고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일차치료는 행동 치료와 약물치료가 있습니다.

행동 치료로는 증상을 악화하는 요인들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잘못된 배뇨 습관이라든지 식습관, 비만, 변비, 관련된 질환 등의 개선, 복약하는 약물 등에 대한 조절 등이 해당합니다. 또한, 방광 훈련, 시간제 배뇨법, 골반저근운동, 바이오 피드백 및 전기 자극 등의 보조요법이 행동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올바른 배뇨 자세로는 다리를 편하게 벌리고, 다리가 바닥에 충분히 닿고, 등을 편 상태로 약간 앞쪽으로 숙여서, 최대한 편하게 긴장되지 않고 끝까지 배뇨하는 것을 권유합니다.

일반적으로 골반저근운동은 요도를 수축시키는 힘을 단련하는 운동입니다. 등을 대고 누워 다리를 가볍게 벌리고, 무릎을 굽힌 자세에서 질과 항문을 조이거나 이완시키는 동작을 되풀이해 골반저근육을 키우는 운동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배뇨 시각을 기록해 점차 배뇨 간격을 늘려가면서 횟수를 줄인다든지, 정해진 시간 간격으로 배뇨를 하면서 늘리는 방식으로 훈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바이오 피드백 및 전기 자극 등은 이와 같은 배뇨와 관련된 골반 근육을 스스로 잘 인식해 올바른 배뇨를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행동 치료와 더불어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비정상적인 수축을 억제하며 방광의 압력을 낮추고 방광의 용적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미 베시케어를 2년 이상 복약하고 있다면 약물치료의 효과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꾸준하고 지속적이며 때에 따라 조절이 필요할 수 있고, 행동 치료 및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항콜린제인 약물의 흔한 부작용은 변비, 입 마름, 시야 장애 등이 있어 전문의와 잘 상의하면서 조절해야 합니다.

약물치료와 행동 치료로 효과를 얻지 못했거나 부작용이 있을 때는 침습 치료로 넘어가기 전 보톡스 치료를 고려합니다. 보톡스 주사법은 방광 근육에 보톡스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막아 방광 근육의 수축을 억제하는 원리입니다. 국소마취로 30분 이내에 시술 가능하며, 치료 시 통증이 거의 없고 효과가 즉각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1회 시술 시 효과가 평균 6개월 정도만 지속돼 반복적인 시술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를 반복적으로 시행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이 심하면 천수신경 조정술 등의 침습 치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난치성 과민성 방광의 치료는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하며 침습적인 치료이므로 충분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과민성 방광은 안타깝지만 한 번의 치료로 끝낼 수 있는 치료가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행동 치료 및 약물치료를 우선시해 삶의 질을 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단계별로 적절한 치료가 존재하므로 비뇨의학과 주치의와 충분히 잘 상의하는 것을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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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