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폐스펙트럼장애,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

도움말: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용실 교수

▲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용실 교수 
최근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를 앓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연일 화제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주인공은 법전을 동요처럼 외우지만, 성인이 돼서도 어색한 말투와 몸짓을 보인다. 대화 도중 뜬금없이 고래에 관한 얘기를 늘어놓기도 한다. 출근길 회전문을 두려워하면서도 ‘법을 사랑한다’며 판사와 배심원들을 감동하게 하고 민·형법의 법리를 거침없이 풀어낸다.

하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료실에서 자주 접하는 의사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앓는 환자·가족들은 브라운관에서 보여주는 환자 ‘우영우’ 모습과 장애의 현실 모습은 매우 다르다고 말한다.

해당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은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으로 추정되며, 이는 자폐나 지적장애 등이 있지만 특정 분야에 매우 뛰어난 경우다.

그러나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앓는 환자가 서번트 증후군일 확률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환자와 가족들은 TV에 나오는 주인공이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어려운 사건에서도 색다른 시각을 통해 사건을 척척 해결해내는 모습을 보며 괴리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자폐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지낸다는 의미로 사회적인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지속적인 결함을 보이면서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을 보이는 신경발달장애로 분류된다. 과거에는 자폐증, 레트장애, 소아기붕괴성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등으로 구분되었다. 이는 2013년부터 자폐스펙트럼장애로 통일됐는데, 문제가 되는 행동이나 언어가 매우 광범위하고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는 대개 3세 이전 다른 또래들에 비해 발달상의 차이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지능이나 자조 기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일부 아이들의 경우에는 초등학생 무렵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받기도 한다.

아이의 각각의 문제 행동은 광범위한 수준에 걸쳐 나타난다. 따라서 언어나 지능이 늦지 않더라도 어린이집에서 또래들과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고 제한적이며 반복적인 행동 특성을 보인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영유아 건강검진 같은 정기적인 발달평가를 통해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끝으로 만 2~3세 이전에 영상 매체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타인과의 상호작용 욕구와 기회가 줄어든다. 이는 사회적 소통의 경험이 중요한 자폐 스펙트럼 아동들에게 더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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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