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시작...온열 질환 '일사병'과 '열사병' 차이점은?

▲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양희범 교수 
장마가 끝나자마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최고 체감온도는 35도에 육박했으며, 수도권 중심으로는 열대야 현상(밤 최저기온 25도 이상)이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7월 25일 사이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88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명 이상 증가했다. 온열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과 예방법을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양희범 교수에게 물어봤다.

Q. 온열 질환이란?
A.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생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Q. 일사병이란?
A. 일사병(열탈진)은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더운 곳에서 운동 등 신체적 활동을 열심히 했거나 장시간 햇볕에 노출되면 나타난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토할 것 같은 느낌, 어지러움, 두통, 경련, 실신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긴 후 물이나 이온 음료를 주면 대부분 호전된다. 간혹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신속히 의료기관에 가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열사병이란?
A. 일사병보다 위험한 열사병은 격렬한 신체활동, 밀폐된 공간에서 자주 발생한다.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외부의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기능을 상실한 상태로, 고체온(40도 이상) 상태가 유지되며 의식을 잃을 수 있다. 특히 과도한 고온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작업공간이나 더운 여름날 밀폐된 차에 갇혀 있는 경우 발생하기 쉽다.

열사병은 치사율이 높아 온열 질환 중 가장 위험하다. 의식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시원한 장소로 옮긴 후, 젖은 수건이나 부채질 등을 통해 체온을 내려줘야 한다.

Q. 이밖에 주의해야 할 또 다른 온열 질환은?
A. 땀샘의 염증으로 인한 열 발진(땀띠), 발과 발목의 부종이 생기지만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열 부종, 말초혈관 확장과 혈관 운동의 톤이 감소해 나타나는 체위성 저혈압에 의한 실신인 열 실신, 땀으로 과도한 염분 소실이 생겨 근육의 경련이 발생하는 열 경련, 불충분한 수분 섭취 및 염분의 소실로 인한 두통 등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다.

Q. 온열 질환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가?
A. 온열 질환이 발생하면 일단 통풍이 잘되는 그늘이나 에어컨이 작동되는 안전한 실내로 이동한다. 수시로 물과 이온 음료를 음용하고 탈의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피부에는 물을 뿌리면서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몸을 식히는 게 중요하다. 또한, 가장 더운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신체 강도가 높은 작업이나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그늘이 있는 곳에서 틈틈이 휴식을 취해야 한다.

만약 휴식 후에도 현기증, 메스꺼움, 근육경련 등 의식변화의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Q. 온열 질환 예방에 좋은 식품이 있다면?
A. 땀을 많이 흘려 체력이 손실된 후에는 수박, 참외, 자두, 오이 등 제철 과일과 채소로 수분과 당분을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제철 과일은 수분과 비타민, 무기질, 섬유소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제철 채소인 양배추, 부추 등은 비빔밥이나 겉절이로 활용해 섭취하면 면역 증강과 살균 작용이 있다. 그러나 평소 위장이 약하고 배가 자주 아파서 설사가 잦다면 여름 과일의 섭취를 적당히 하고, 껍질이 부드럽게 벗겨지는 숙성된 복숭아, 바나나 등을 먹는 것이 좋다.

Q. 온열 질환, 특별히 조심해야 할 대상이 있다면?
A.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엔 노약자와 어린이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사람의 몸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땀샘이 감소해 땀 배출량이 줄어들고, 그만큼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특히 80세 이상의 고령층은 심뇌혈관 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신진대사율이 높고 체온 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온열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다. 따라서 폭염 특보가 발효된 무더운 날에는 지나친 신체활동이나 야외활동을 피해야 한다. 어린이의 경우 아주 잠시라도 차에 혼자 있거나 밀폐된 공간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Q. 여름철 더위를 건강하게 이겨내는 법은?
A. 에어컨, 선풍기 등은 환기가 잘 되는 상태에서 사용하도록 한다. 또 식사는 가볍게 하고 평소보다 물을 자주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외출 시 가볍고 밝은색의 헐렁한 옷을 입고, 라디오나 TV의 무더위 관련 기상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열대야 해소를 위해 늦은 시간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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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