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여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국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기력은 떨어지고 곳곳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사고 소식이 들려 오기 시작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10일까지 온열질환자 발생으로 119 구급 출동 건수는 총 50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4건(20.5%)은 바다·강·산·논밭 등 야외에서 발생했으며, 집 92건(18.1%), 도로 외 교통지역 81건(15.9%), 도로와 공장·산업·건설 시설 각각 65건(12.8%), 운동시설 25건(4.9%)으로 나타났다.
발생 유형은 열탈진(56.9%), 열경련(15.6%), 열사병(15.3%), 열실신(12.2%) 등이었으며, 시간대별로는 오후 3시~6시까지가 176건(34.6%), 낮 12시~오후 3시까지가 162건(31.9%)으로 가장 많았다.
장마가 지나면 장기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름철 온열질환이 건강 적신호를 밝히고 있다.
-여름철 대표적인 온열질환과 대처법은?
몸의 열로 인해 땀을 과도하게 흘리면 체내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 탈진할 수 있다. 열탈진이 발생하면 피부가 창백해지고 무력감, 피로, 근육경련, 현기증, 구토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열탈진 시에는 햇빛이 차단된 그늘이나 서늘한 곳으로 몸을 옮기고 물 또는 소금물, 과당 함량이 적은 이온음료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1시간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려 몸에 수분과 염분이 부족하게 되면 열탈진 외에 열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종아리, 허벅지, 어깨 등에 근육경련이 일어나면, 시원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수분을 보충하고, 경련이 일어난 부위를 마사지해 뭉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폭염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몸 속의 열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한다.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고 체온이 40도 이상 오르게 돼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두통과 어지러움, 경련, 시력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피부가 붉어지고 맥박이 빨라진다. 열사병은 즉각적인 대처가 중요하다. 서늘한 곳에서 얼음팩을 활용해 목, 겨드랑이, 넓적다리 주변의 체온을 낮추고, 의식이 없는 환자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의식이 없을 때 물, 음료를 마시면 기도가 막힐 수 있기에 이러한 행위는 조심해야 한다.
폭염에는 혈액순환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해지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게 되는데, 이를 열실신이라 한다. 열실신은 뜨거운 햇빛 아래 오래 서 있을 때, 누워있거나 앉아있다가 갑자기 일어났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의식이 있다면 시원한 장소에서 천천히 수분 보충을 해주고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해 눕혀야 한다.
눈치 없이 여름철 불청객이 또 찾아왔다. 온열질환에 우리 몸이 장악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예방과 관리로 탄탄한 방어막을 만들어야 한다.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틈틈이 수분을 보충하고, 폭염 특보가 내려진 날과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낮 시간대에는 바깥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외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헐렁한 옷과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아이, 노인, 기저질환자(당뇨, 뇌졸중, 심혈관질환) 등 폭염에 취약한 계층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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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