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과 설사로 외출이 두려운 20대 직장여성 진모 씨는 증상 초기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설사와 복통이 한 달간 이어지고 혈변이 보여 전문의를 찾은 결과 ‘크론병’ 진단을 받았다.
크론병은 궤양성대장염과 함께 염증성장질환을 대표하는 질환이다. 장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질환으로,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한다. 유전적 요인과 함께 환경인자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며, 체내 면역학적 기전이 주로 문제가 되어 발생한다.
경희대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이창균 교수는 “크론병은 대부분 젊은 층에서 발생, 발병 초기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오인하거나, 증상이 창피해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설사와 복통, 체중감소, 혈변 등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 반드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코론병과 궤양성대장염으로 대표되는 염증성장질환은 30%의 유전적 요인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주로 환경인자에서 비롯된다. 음식물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항생제 등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영유아기 출생 후 1년 이내 항생제 노출이 어린 시절 발병하는 염증성장질환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물의 경우, 질병 초기에는 거친 음식은 피하고 담백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되며, 장이 협착되면 소화가 어려운 질긴 섬유질이나 고형식은 배제해야 한다. 또 탄산, 패스트푸드, 튀김류는 피해야 하고, 인공첨가물, 합성향미료 등은 장내 투과성을 떨어뜨려 장내 환경을 좋지 않게 만드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냉동식품과 초가공식품 과자 등은 가급적 배제하고, 건강한 음식을 섭취해 건강한 장내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염증성장질환은 중증 난치성 질환으로 완치개념이 없다. 한 번 발병하면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따라서 조기에 고위험군은 주의가 필요하며, 발생 후에는 철저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크론병이 지속되면 장이 점차 좁아지는 협착, 늘어나는 누공, 이로 인한 구멍이 생기는 천공 등이 발생해 응급수술이 필요하고 장을 절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치료는 최근 다양한 약제 개발로 개인 맞춤형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체내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다양한 염증물질과 염증경로를 차단하는 표적치료제가 중증환자 치료에 효과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교수는 “적절한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의 심리나 영양치료도 필요하다. 증상이 심해지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영양흡수도 어렵다. 특히 영양공급이 필요한 소아 환자의 경우 성장저해가 심각하다. 진단 초기 강력한 약물치료와 함께 심리학적 및 영양 상태 등을 수립, 환자들의 심리상태부터 신체적 문제까지 모두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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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