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배독생기한의원 도영민 대표원장
진전이란 신체 일부분이 자신도 모르게 규칙적으로 떨리는 증상을 말한다. 파킨슨병 환자의 안정기 진전이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안정적인 상태에서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안정기 상태에서 떨림이 심해지는 것은 파킨슨병의 특징이다. 반면 활동 중에 떨림이 심해지는 것은 본태성 진전으로, 수전증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손에 나타나는 진전 증상은 엄지와 검지를 교차하면서 떨림이 나타난다. 마치 환약을 만드는 것과 같은 양상의 떨림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다.
초기 진전은 한 쪽 손이나 발에서 주로 시작된다. 다른 사람은 알아채지 못하더라도 환자 자신은 수족이 떨리는 것을 느끼게 되며, 점차 경미한 진전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 피로나 근육통, 손발 저림 정도로 판단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이 진행되면 진전 증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게 된다. 비자발적인 떨림이 반복되고, 근육의 움직임이 없는 휴식 상태에 심해진다. 이때 손발을 움직이면 떨림이 사라진다. 떨림은 한쪽 손발에서 시작해, 반대쪽 손발까지 진전 증상이 확대되기도 한다. 또 정신적으로 흥분하거나 불안, 초조한 경우에 진전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잠을 자는 동안 진전 반응이 사라졌다가 다시 깨면 진전 반응은 반복된다.
그렇다면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안정기 진전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떨림은 막혀 있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인체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반응이다. 손이 저릴 때 손을 털어주면 혈액 공급이 증가해 빨리 해소되는 것과 같다. 피곤해서 말초에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눈 밑 근육이 떨리는 것을 자주 경험할 수 있다. 이런 현상들은 기혈(氣血)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근육으로 기혈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때 나타난다. 인체가 자발적으로 떨림을 발생시켜 기혈의 공급을 확대하려는 노력으로 나타나는 증상인 것이다.
중풍 환자의 손발 떨림, 수전증 환자들의 떨림, 그리고 파킨슨병 환자들의 안정기 진전 등은 모두 기혈이 막혀 있는 것을 풀기 위한 반응 중 하나다. 다만 그 원인이나 기혈의 막힘 정도에 따라 떨림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뿐이다.
파킨슨병 환자들의 손발 떨림은 가만히 있는 휴식 상태, 즉 근육의 움직임이 감소된 상태에서 더욱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양기(陽氣)의 흐름이 악화돼 있어서, 움직이지 않으면 기혈의 소통이 막혀 떨림이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활동을 시작하면 기혈의 흐름이 활발해져 진전반응이 사라진다.
이와 같은 안정기 진전은 파킨슨병 환자의 70~80%에게 나타난다. 파킨슨병이 기혈의 활동이 억제돼가는 질환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평소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고, 활동력이 떨어지고, 우울증을 갖고 있으며, 노화가 진행되고, 정신적으로 위축돼 있고, 생기가 없고, 무표정하고, 근육이 굳어 들어가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이 파킨슨병 환자들의 일반적인 증상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는 것이다.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서는 인체 전반의 기혈 소통을 원활하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기(氣)가 막히는 일'을 자주 경험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막혀 있는 기를 소통시켜주는 것이 치료의 첫 번째 원칙이 된다.
한방 치료를 접해본 파킨슨병 환자는 2012년 6.9%에서 점차 증가해, 최근에는 8.7%라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늘어가는 파킨슨병 환자 수에 비해, 한방 치료 비율과 환자 수는 미미한 부분이 있다.
한의학은 전인적인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파킨슨병의 치료 및 관리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수명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 않아, 환자들이 긴 여생을 파킨슨병의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도파민 보충요법의 효과 기간이 환자들의 여생보다 너무나 짧기에, 환자들 또한 새로운 치료에 접근하고 도전해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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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