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특발성 척추측만증’, 방치하면 나타나는 증상은?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신체의 노화가 진행되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척추는 휘어질 수 있다. 특히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척추 건강은 노년의 삶의 질과 심리적인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바른 자세와 꾸준한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전체 척추측만증의 약 80~85%가 청소년기에 원인 없이, 우연히 발생한다는 점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척추측만증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성장이 완성한 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척추뼈가 3차원적으로 10도 이상 좌·우 S자로 휘는 질환을 말한다. 이를 유발하는 원인 또한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기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꾸준한 관찰과 관심이 필요하다.

청소년기 특발척추측만증은 여아에서 주로 흔하다. 척추측만의 각도가 작을 경우 남녀 간에 큰 차이가 없으나, 측만각이 클수록 여성의 비율이 높고, 만곡 진행의 위험성과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몇몇 연구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10배 이상 측만각이 진행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여아의 경우 주의 깊게 성장과정을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발척추측만증은 외형적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등의 돌출, 어깨 높이의 불균형, 짝 가슴(비대칭 유방), 허리 라인의 비대칭 등이다. 간혹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측만증에서 허리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특발성 척추측만증 이외의 척추 또는 신경 내 잠재적인 이상이나 다른 질환이 함께 있을 수 있으므로 MRI 또는 CT 등의 척추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경우 한 달에 평균 1도씩 진행되며, 50도 이상의 만곡은 골격성숙 후에도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폐활량의 감소와 흉추 측만증의 진행 정도 사이에는 상당한 연관관계가 있어서, 80도 이상의 흉부 만곡은 폐활량 감소에 따른 호흡 곤란의 발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첫 진단 시 측만곡이 큰 경우, 연령이 어릴수록 만곡의 진행 위험성이 높다. 첫 진단 시 만곡이 이미 25도 이상에다가 이미 급속성장기가 진행 중이라면 이후 만곡이 30도 이상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으므로 각별한 주의와 청소년 척추 관련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한편, 최근 연구에 따르면 치료의 종류와 나이, 변형 정도와 관계없이 청소년기에 특발척추측만증으로 진단된 환자의 32%가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으며, 이들은 종양 혹은 심장 수술을 받은 청소년들과 비슷한 정도의 걱정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이에 청소년기 특발척추측만증 환자들에 대한 정서적 관리의 중요성도 최근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양재혁 교수는 “청소년기에 호발 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외모에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체형 변화로 인한 자기 자존감의 저하를 유발할 수 있고, 보조기 치료를 시행하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외형상 보이는 차이 때문에 또래를 만나기 꺼리는 등의 정서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특발성 척추측만증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는 청소년들의 보호자분들께서는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좀 더 깊은 관심과 격려를 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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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