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파킨슨병 환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도움말: 배독생기한의원 노윤주 원장

▲ 배독생기한의원 노윤주 원장 

본원에 내원하는 파킨슨병 환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아, 파킨슨은 더 이상 드문 질환이 아니다. 실제로 파킨슨병 유병률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파킨슨병은 노령 인구에서 치매 다음으로 흔한 질환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통계 수치는 파킨슨병 치료가 현대에서 아직 완비되지 않음을 반증하기도 한다.

필자와 인연이 되어, 최근 2달째 치료 중인 파킨슨병 환자가 있다. 파킨슨병의 전형적인 증상인 안정시 떨림과 수면 장애를 가지고 있던 환자다. 파킨슨병 치료약과 항경련제를 복용 중이었으나, 떨림은 호전되지 않았고, 약 복용 후 소화 불량과 낮 중에 머리가 맑지 않은 각성 장애가 발생해 내원했으며, 파킨슨병이라는 진단명에 대해 굉장히 불안해하고 공포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환자를 진료하면서 필자가 강조한 말이 있다. “치료를 하면서 의료진이 해야 할 일이 있고, 환자가 해야 할 일이 있는데, 환자가 할 일은 도파민이 분비될 수 있는 몸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이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뇌의 흑질의 신경세포가 변성, 탈락해 생기는 질환으로, 도파민 부족으로 인해 제반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기에, 환자에 있어, 도파민 분비가 왜 저하되었으며, 어떤 변수가 개입해 만성적인 경과로 뇌의 조직까지 손상시켰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임상에서 이러한 이유를 찾아보면 그들의 삶이 오랫동안 우울하고 즐겁지 못했기 때문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도파민은 삶이 희망차고, 즐겁고, 열정이 있을 때, 일상이 활기차고, 활동성이 있을 때 분비되는 물질이다. 또한, 머리가 맑고, 각성 상태가 좋을 때 분비된다. 정서적으로 우울하고 무기력한 상태가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도파민 분비가 저하되고, 뇌는 이에 적응하기 때문에 도파민이 만성적인 분비장애가 나타나게 되며, 흑질의 조직적 손상까지 발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은 삶을 변화시켜, 도파민이 분비될 수 있는 몸의 환경을 만들어내야 한다. 우울하고 걱정하기보다는, 행복하고, 즐겁고, 활기있고, 열정적으로 하루를 보내야 하며, 피곤하고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누워있거나 쳐져있는 것보다는, 움직이고 활동성을 높여서 머리를 맑게 하라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취미생활을 가지거나, 유산소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밖에 나가서 지인들과 교류를 하는 것도 좋다. 이렇게 일상에 변화를 주면, 삶에 열정이 생기고 즐거움이 생긴다. 특히, 운동은 머리를 맑게 환기시키고 몸을 활기차게 하며, 마음을 즐겁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다음 해야 할 일은 직업과는 별개로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가고, 해나가며,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 뇌는 계속해서 환경에 적응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희망찬 삶이 반복되면, 이 삶에 뇌도 그렇게 적응하고 변화한다.

필자가 치료 중이라는 파킨슨병 환자는 오랜 과로와 업무 관련 스트레스, 우울감이 극심했다. 치료를 굉장히 잘 따라주는 환자였는데, 치료를 시작하며 일을 그만두고 운동을 시작했다. 지인들과 만나 교류하려고 노력했으며, 반신욕을 하며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즐거운 생각을 하는 명상도 시작했다. 현재는 치료한 지 2개월 차이지만, 가만히 있을 때 떨리는 증상은 거의 사라졌다. 이에 환자는 더욱 희망을 가지고 즐겁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든 의료진이 동의하겠지만, 파킨슨병의 치료 예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환자의 마음가짐’이다. 증상의 경중을 떠나 의욕적이고 열정적으로 하루하루를 변화시키며 사는 환자들은 빠른 호전을 보이며 예후가 좋다. 그렇기에 환자는, 몸이 불편하고 힘든 것은 의료진에게 하소연하고 털어버리고, 본인은 즐겁고 행복하게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희망이다. 희망과 즐거움 부재는 파킨슨병을 유발하며, 진행시고며, 악화시키는 가장 큰 변수이다. 파킨슨병 환자들이 ‘파킨슨병’이라는 진단명에 좌절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희망차게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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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