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 아래 위치한 담낭(쓸개)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농축하고 저장해 지방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담낭에 혹이 생길 수 있는 이를 담낭 용종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담낭 용종은 별다른 증상이 없이 건강검진 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병변’으로 불리기도 한다.
담낭 용종은 담낭 벽 안쪽으로 돌출된 모든 형태의 융기성 병변을 통칭한다.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콜레스테롤 대사 이상, 만성 염증,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담낭 용종은 크게 비종양성 용종과 종양성 용종으로 나눌 수 있는데, 담낭 용종의 대부분의 경우가 비종양성 용종이다. 비종양성 용종에는 담낭 벽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돼 생기는 콜레스테롤 용종, 만성적인 담낭염으로 인해 담낭 벽이 두꺼워지면서 생기는 염증성 용종, 담낭 벽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선근종증이 있다. 종양성 용종에는 선종과 담낭암이 포함된다.
대부분의 담낭 용종은 콜레스테롤 용종으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는다. 다만, 악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용종을 정확히 감별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악성으로 의심해볼 수 있는 경우는 ▲용종의 크기가 1cm 이상인 경우, ▲용종이 여러 개가 아닌 단 하나인 경우, ▲용종이 담낭 벽에 넓게 붙어 있는 경우, ▲추적 관찰 시 용종의 크기가 급격하게 커지는 경우, ▲50세 이상의 고령인 경우, 담석이 함께 있거나,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과 다른 담도 질환이 있는 경우 등이다.

담낭 용종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작은 양성 용종은 6개월 또는 1년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크기 변화를 관찰하면 된다. 다만 ▲용종의 크기가 1cm 이상인 경우, ▲용종이 단일성이고, ▲크기가 1cm에 가깝거나 그 이상으로 커질 때, ▲용종의 모양이 무경성이거나 비정형적인 형태를 띠는 경우, ▲용종의 크기가 작더라도 급격한 성장을 보이거나, 환자가 50세 이상인 경우, ▲담낭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환자가 불안감을 느끼거나 향후 추적 관찰이 어려운 상황일 때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담낭을 절제한다고 해서 소화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담즙은 간에서 계속 생성되며, 담낭이 없으면 담관을 통해 바로 십이지장으로 분비된다. 다만, 일시적으로 소화 불량이나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호전된다.
담낭 용종은 대부분 양성이지만, 일부는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결코 방치해서는 안 된다. 건강검진에서 담낭 용종이 발견됐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 자신의 용종이 어떤 종류인지, 주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한지, 혹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하 정확한 진단과 지시를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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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