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뇌 주간]치매의 그림자 ‘섬망’, 원인부터 찾아라!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섬망은 갑자기 의식과 주의력이 흐려지고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급성 정신 착란’ 상태를 의미하며, 다양한 질병과 약물이 원인이 된다.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좋아지는 특징을 가지며, 섬망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면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장기간 섬망 증상을 방치하게 되면 정신기능 저하는 물론 치매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원인과 대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섬망과 치매는 다른 질환이긴 하지만, 섬망을 오래 방치하면 치매가 된다는 연구 결과는 다양하다. 2012년도 Brain 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섬망 증상을 겪은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8배 높다고 발표된 바 있다.

힘찬걸음한의원 박재경 원장은 “섬망 상태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실제로 뇌세포가 손상되고 그로 인해 치매에 이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섬망과 치매의 상관관계를 설명했다.

섬망은 증상에 따라 활동 과잉형, 활동 저조형, 혼합형으로 분류한다. 활동 과잉형 섬망은 흥분하고 공격적이며 자극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또 종종 환각과 망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대로 활동 저조형 섬망은 무기력하거나 졸려하며 질문에 느리게 대답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려 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점 때문에 우울증이나 치매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혼합형 섬망은 활동 과잉형과 활동 저조형의 증상이 교대로 나타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처럼 증상이 다양한 만큼 뇌 질환과 뇌에 영향을 주는 신체 질환, 약물이나 물질 중독 및 금단 상태 등 섬망을 일으키는 원인 또한 다양하다.

뇌졸중, 뇌종양 등 뇌 질환들로 인해 의식 수준과 뇌 기능이 저하되면서 발생할 수 있고, 감염 질환, 내분비·대사질환, 심혈관계 및 호흡계 질환 등이 뇌 기능에 영향을 줘 섬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아울러 중금속 등 독성 물질에 의한 중독은 물론 수면제, 진정제의 일종인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의 과복용 혹은 갑작스러운 중단 또한 섬망 유발 요인이 되기도 한다.

섬망의 치료에서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하는 부분은 ‘원인 찾기’이다. 섬망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은 중단하는 것이 좋고, 환경적 요인 또한 조절해야 한다. 원인을 파악한 후 약물치료와 함께 친숙한 환경 및 적정 수준의 자극을 유지해 주는 것이 도움된다.

한방치료도 가능한데, 박 원장은 “섬망은 주로 불안감을 조절하고 공복감을 심하게 느끼지 않도록 하며, 허약해진 신체 상태를 회복시켜주는 목적의 한약을 처방해 치료한다”며 “섬망 치료 한약은 불안한 심리 상태를 조절하고, 뇌 기능 이상을 유발하는 영양 불량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며, 그 외의 허약해진 신체적 기능을 보충해준다”고 설명했다.

섬망은 신체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개인에 따라 장기간 지속되거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도 한다. 건강은 물론 삶의 질을 위해서라도 ‘언젠가 좋아지겠지’라는 방관이 아닌, 원인과 대처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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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