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V 예방접종 하면, 자궁경부암 검사는 안 해도 되나요?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 질문에 대답은 “NO”이다. 예방접종은 질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 기댓값은 종류에 따라 다르므로 어떠한 질환이든 예방접종을 한 후에도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자궁경부암 백신(HPV) 접종으로 약 70~90% 이상의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지만, 다른 타입의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자궁경부암, 인유두종바이러스와 무관한 자궁경부암의 발생도 가능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 후에도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실제, 40세 강 모씨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이후 자궁경부암 0기 진단을 받은 바 있다. 강 씨는 “예방접종을 했고, 미혼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산부인과 진료를 받을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며 “예방접종이 ‘완전 차단’의 의미는 아니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제일 아래 쪽에 있으며 질과 연결된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이다. 자궁경부암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80%는 편평상피세포암이고 10~20%는 선암이다.

자궁경부암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HPV)을 비롯해 생활요인과 환경요인 및 유전요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발생한다. HPV는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도를 10배 이상 증가시키며 발병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다만 HPV 감염이 반드시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HPV는 암 발생 기전과 관련해 고위험군 바이러스와 저위험군 바이러스로 나뉘는데, 대개는 저위험군 바이러스로 시간이 지나면 소실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일부 고위험군 바이러스는 감염상태를 유지해 자궁경부암의 전 단계인 자궁경부 이형성증으로 발전하며, 이 중 일부는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하게 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자궁경부암의 위험요인은 HPV 외에도 흡연과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성병의 하나인 클라미디어 감염, 과일과 채소의 섭취가 적은 식이, 장기간 경구피임약 사용, 출산 횟수가 많은 경우 등도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은 자궁경부암과의 관계를 증명한 연구가 많다. 해외 연구 사례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에 비해 자궁경부암에 걸릴 위험이 1.5~2.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우리나라 연구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생 및 사망 위험이 2배가량 높았다.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또 HPV 예방접종을 반드시 하고, 금연과 안전한 성생활을 하는 것도 예방에 중요한 부분이다. 비타민A와 비타민C, 비타민E 등이 많이 함유된 식단을 구성하며, 경구피임약을 5년 이상 장기 복용할 경우 전문의와의 상의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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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