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 자도 피곤하고 우울하다면, 장속 세균을 의심하라!”
현직 의사가 알려주는 과학적인 감정 조절법은 다룬 ‘왜 아무 이유없이 우울할까?’(가브리엘 페를뮈테르 지음·둥양북스 펴냄)는 인간 감정의 90%는 장속 세균때문이라며, 장속 세균만 다스려도 기분은 저절로 좋아진다고 전한다.
그동안 우리는 몸과 마음이 아플 때, ‘내가 정신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나?’하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검열하며 해결책을 찾으려고 애썼다. 그런데 책은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인 가브리엘 페를퀴테르는 프랑스의 현직 의사로, 불안하고 아프고 우울한 이유는 마인드 컨트롤의 실패에서 오는 것이 아닌 장 속 유해 세균이 증식이 이유라고 설명한다. 즉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나 행동 중 일부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우리 몸속에 사는 장내세균의 활동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세균들이 몸과 마을을 조종한다는 것에 대한 설명으로 세계 유수 대학과 연구소에서 시행한 임상시험들을 예로 들었다. 더불어 자신이 20년 동안 치료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베로나대학교의 앤절라 마로타와 미르타 피오리오 교수의 실험이 눈길을 끈다. 우울증에 걸린 쥐의 장내 미생물총을 건강한 쥐에게 이식하는 실험에서 건강에 전혀 이상이 없고 활발했던 쥐가 이식 이후 우울증에 걸린 듯 행동했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연구 사례로 중국 후난성의 펜왕 교수팀이 발표한 실험도 흥미를 준다. 언제나 생기발랄한 7세 아이의 분변을 우울증에 걸린 79세 노인에게 이식했는데, 노인은 4일만에 일어났고, 2주 후에는 행복감까지 느껴졌던 것이다.
이처럼 이 책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조금 다른 흥미진진한 임상시험과 연구 사례를 풍부하게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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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