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OPAL세대를 위한 라이프코칭② 재취업시장의 현실은?

도움말: 김미양 (사)시니어벤처협회 생애설계센터 센터장

▲ 김미양 (사)시니어벤처협회 생애설계센터 센터장
2019년 4월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10년 이상 장기 근속한 50~60대 은퇴자 1808명을 대상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을 조사해보니 1504명으로 나와 재취업 성공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이들은 소득·지위·직무·직종 등 네 부문에서 급격한 근로 여건 변화를 경험해야 하였다. 이들의 재취업 성공 요인으로 꼽은 것을 눈높이 낮추기(22.5%)와 자격증 취득(13.9%)이었다. 이처럼 ‘100세 시대’를 대비하는 은퇴자에게 재취업 시장은 녹록지 않다.

고령의 일자리는 청년 일자리와 다르다. 일자리 질, 급여, 업무 환경이 다르기에 지난 날과 비교하면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 과거의 화려했던 이력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일자리를 구할 수 있기에 취업을 희망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내려놓기’가 우선된다. 이것은 퇴직 후 겪게 될 크고 작은 충격을 줄여주고 새로 시작할 일에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에 기여한다는 생각까지 가지게 된다면 더욱 행복한 마음으로 새로운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고령자들의 재취업 일자리가 많은 경비원 일의 경우도 스스로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 지속하기 어렵다. 내가 하는 일로 주민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거나, 경비구역 안의 주민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으며 교류할 수 있으니 보람을 느낀다는 생각을 해야 자신이 하는 일의 지속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에 따르면 경비원 구인 공고가 뜨면 하루가 지나지 않아 마감되는데 알음알음 인맥으로 운 좋게 취직하였으나 주민들의 악성 민원과 택배 사고 책임에 시달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이처럼 힘들게 취직하여도 일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그 자리도 이틀 만에 다음 구직자로 채워졌다고 한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직장생활을 하던 내 입장에서는 할아버지처럼 자상하게 아이들을 챙겨주시고 우편물도 받아주시는 경비아저씨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지금처럼 명절이 가까워오면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하여 그 고마움에 보답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같은 분에 대한 평가가 다 같은 것은 아님을 안다. 유난히 타인에 대한 평가가 인색하고 태도가 공손하지 못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법륜스님이 하셨다던 말씀으로 이겨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왜 상대가 내게 주는 쓰레기를 내 마음에 품고 있는가?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라.” 이 말은 동생들과의 모임에서 남동생이 해 준 말인데 꽤 위안이 되었다.

고령자 취업에도 ‘스펙쌓기’는 중요한 일이 되었다. 이전 직장 이력을 강조하거나 다양한 서비스직에 종사해본 경험을 드러내는 것은 채용 업체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는 공기업 취업심사관으로도 일을 하고 있는데 서류심사와 면접심사에서 그동안의 경험 즉, 스펙은 중요하게 작용됨을 알고 있다. 이는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보다 업체에서는 경험을 가진 사람의 숙련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은퇴 후 취미생활이라도 꾸준히 하고 사회적 관계망을 넓혀가는 일도 커다란 의미에서는 ‘스펙쌓기’라고 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구직을 위해 다양한 직무 교육을 전전하는 ‘교육 쇼핑’을 하는 은퇴자가 늘었는데 이것은 ‘일자리 공급이 수요보다 모자라 취업 시장이 바늘구멍이 된 탓’이라고 원인을 진단할 수 있다. 특히, 고령자 구인·구직률이 높은 경비원 교육이나 바리스타 교육, 배달원 교육 및 환경 관리원 교육직종에 무차별적으로 교육 신청을 하고 수료증을 쌓아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통계청의 ‘2020 고령자 통계’를 보면 '18년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소득 분배지표는 상대적 빈곤율 43.4%, 지니계수 0.406, 소득 5분위 배율 7.94배로 '16년 이후 모든 지표에서 소득분배 정도가 개선되고 있으나, '17년 기준 우리나라 은퇴연령층(66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여전히 고령층이 생계를 위하여 일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19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은 32.9%로 전년(31.3%)보다 1.6%p 상승하였으나 고령자의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 전체 고용률(63.3%)의 절반 남짓 수준이나, '15년 이후 상승 추세에 있다. 고령자의 실업률은 '18년까지 3% 미만을 유지하였으나, '19년 전년(2.9%) 대비 0.3%p 상승한 3.2%이다. '19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산업별 취업자 비중은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및 기타(42.8%), 농림어업(25.6%), 도소매·음식숙박업(14.6%) 으로 나타나 고령자 취업을 위해서는 ‘내려놓기’와 ‘스펙쌓기’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OPAL세대의 재취업은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나 그래도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취업률이 상승하고 취업분야가 확대되고 있으니 오늘부터 보람을 느끼고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나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자.

김미양
▲(사)시니어벤처협회 생애설계센터 센터장
▲교육학박사
▲모델컨텐츠학회 부회장
▲국제팬클럽협회 회원
▲한국문인 등단 수필가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달 모서리에 걸어둔 행복’ 저자
▲인성교육, 생애주기에 따른 인생설계, 행복100세, 마음관리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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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회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