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야외활동의 불청객, 발바닥의 비명 '족저근막염'의 경고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겨우내 움츠렸던 대지가 기지개를 켜는 봄, 포근해진 날씨와 함께 등산이나 나들이 등 야외활동을 즐기려는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활동량이 늘어나는 이 시기, 즐거운 외출을 방해하는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두꺼운 막에 염증이 생기는 이 질환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내디딘 발걸음이 보내는 일종의 과부하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 뼈에서 시작하여 발가락 기저 부위까지 이어지는 강인하고 탄력 있는 섬유띠로,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보행 시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평소보다 긴 거리를 걷거나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등 발바닥에 반복적인 미세 외상이 가해지면, 근막을 구성하는 콜라겐의 변성이 일어나고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딱딱한 바닥의 신발을 착용하거나 체중이 급격히 늘어난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감행할 경우, 족저근막은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게 된다.

이 질환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디딜 때 느껴지는 날카로운 통증이다. 밤새 수축해 있던 족저근막이 갑자기 펴지면서 발생하는 이 통증은 보행을 시작함에 따라 점차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활동이 길어지는 오후가 되면 다시금 욱신거리는 통증으로 돌아오곤 한다. 주로 발뒤꿈치 안쪽 지점에서 통증이 시작되며, 증상을 방치할 경우 보행 자세가 틀어져 무릎이나 골반, 척추에까지 2차적인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봄철 야외활동 중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발의 선택이 중요하다. 굽이 너무 낮고 바닥이 딱딱한 플랫슈즈나 스니커즈보다는, 적당한 쿠션감이 있어 충격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운동화나 등산화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산행 전후로 발바닥과 종아리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켜 주는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골프공이나 얼린 페트병을 발바닥 아래에 두고 굴리며 마사지하는 방법은 근막의 긴장을 해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물리적 처방이 된다.

이미 통증이 시작되었다면 무리한 활동을 즉시 중단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다. 초기에는 약물 치료나 물리 치료, 스트레칭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으나, 만성화될 경우 체외충격파 치료나 수술적 고려가 필요할 만큼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 따라서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작은 불편함을 예사로 넘기지 않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설레는 봄날의 외출이 고통으로 얼룩지지 않기 위해서는 내 몸의 하중을 묵묵히 견뎌내는 발의 노고를 기억해야 한다. 무리한 정복욕보다는 자신의 체력에 맞는 완만한 코스를 선택하고, 틈틈이 발에 휴식을 허락하는 여유를 가질 때 비로소 건강하고 활기찬 봄의 정취를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