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서 ‘툭’소리 후 점점 아파온다면 ‘연골판 손상’ 의심해야

도움말: 김우현 티케이정형외과 전문의


▲ 김우현 정형외과 전문의

55세 여성이 약간 절뚝거리며 진료실로 들어옵니다. 며칠 전 차에서 내리다 무릎 오금에서 ‘툭’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뒤로 오금부터 종아리까지 점점 아파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무릎이 약간 부어 있고 의자나 바닥에 앉을 때 통증이 심하다고 합니다. 정형외과에서는 연골판 파열이 의심된다고 얘기했습니다. 


무릎은 위쪽의 허벅지 뼈와 아래의 정강이 뼈가 서로 만나는 관절이며 양측의 뼈가 마주보는 면에는 관절이 매끄럽게 움직이기 위한 연골이 있습니다.


반월상 연골판은 연골 사이에 위치해 충격을 흡수해주고 관절을 안정시켜주는 구조물입니다. 생긴 모양이 반달 같다 하여 이름 붙여졌지만 실제로는 초승달 모양에 가깝습니다.

연골판은 뼈처럼 단단한 조직이 아니기에 무릎을 많이 쓰거나, 급작스럽게 비틀어지면 찢어지기도 합니다. 젊은 사람의 경우 운동 중 부상으로 인한 연골판의 손상이 흔하지만 나이가 들면 연골판이 점점 노화되어 탄력이 떨어지고 약해지기 때문에 계단 밟기나 앉았다 일어서는 일상의 작은 동작에서도 쉽게 찢어질 수 있습니다.

연골판의 파열은 그 위치와 형태에 따라 구분됩니다. 그 중 뿌리파열은 연골판의 손상중에서도 10~20%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무릎 안쪽 연골판의 뿌리부위가 파열되면 다른 부위의 파열보다 연골판 고유의 기능이 크게 떨어지게 때문에 그 중요성이 큽니다.


마치 머리 밑에 받친 베개가 없어지면 불편하고 뒤통수가 아파오는 것과 같이 연골판 뿌리의 파열로 인해 연골에 가해지는 무게를 고르게 분산시킬 수 없게 되어 무게가 집중되는 연골 부위는 손상을 입고 빠르게 마모가 진행되게 됩니다.


연골판 뿌리 부위의 파열 환자 대부분(87%)에서 30~54개월만에 관절염이 진행되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정도로 연골이 파괴됩니다.

연골판 뿌리 부위의 파열은 수술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수술의 목적은 손상된 연골판의 기능을회복시켜 관절염의 악화를 막거나 지연시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 시기도 매우 중요합니다. 연골이 더 마모되기 전에 연골판 봉합술을 시행해야 관절염의 악화를 예방하거나 악화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무릎 뒤편의 수술 공간 확보가 어려워 수술적 치료가 제한적이었으나 수술법과 기구의 발전으로 현재에는 관절경을 통해 작은 피부 절개만으로 연골판 뿌리의 파열을 확인하고 실로 봉합하여 정강이 뼈에 단단하게 고정을 시키는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수술만큼 재활 과정도 중요합니다. 수술 후 약 6주간은 목발과 보조기를 사용하여 체중 싣기를 피하고 체계적인 재활을 통해 기능 회복을 도모합니다.

무릎 연골판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고 심하게 뛰거나 갑작스럽게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허벅지 근력이 강하면 무릎 관절을 단단하게 잡아주어 연골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전거, 빠르게 걷기, 수영과 같은 관절 주변 근육을 단련시키는 운동이 좋습니다. 운동 후나 일상생활에서 무릎의 통증이 느껴진다면 연골이 더 손상되기 전에 병원의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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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회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