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

도움말: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인류사에 획기적인 또 하나의 사건은 초고속으로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다양한 백신 관련 개념들이 나오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살펴본다.

◈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것

○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되면 나는 언제 맞을 수 있을까?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1차 목표는 사망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치명률이 높은 고위험 집단(요양병원, 요양원 등의 시설 입소자와 고연령자)과 이들을 돌보는 의료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되 국가별로 접종 우선순위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영국은 시설 노인을 대상으로 고연령부터 접종을 시작했고, 미국은 의료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6월부터 접종 우선순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연구 용역도 시행하였다. 또한 최근에는 코로나 백신 분과 위원회가 매주 개최되고 있다.

한편 접종 1 순위는 고위험 시설 노인과 시설 종사자, 1차 방역 대응요원, 65세 이상 노인, 의료기관 종사자 등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20%인 1000만명 가량이 된다. 이후에는 성인 만성질환자, 일반 성인 등의 순서로 접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미처 생각지 못한 예방접종 우선순위가 있을 수 있다. 또 65세이상 노인중에서도 고연령부터 해야할지, 만성질환이 있는 노인부터 하는 것이 좋을지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통하여 접종순위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건강한 성인이라면 내년 후반기에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었던 사람도 백신을 맞아야 할까?

그렇다. 왜냐하면 코로나19 감염 후 생긴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되어 다시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백신으로 인한 면역반응이 더 오래갈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 꼭 2회 접종을 해야할까?

2회 접종을 권고하는 백신의 경우에는 권고사항을 지키는 것이 충분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데 필요하므로 가능하면 접종 간격을 지켜 2회 접종할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만약 2차 접종시기를 넘겼다면 ‘가능한 빠른 시간에’ 접종을 하도록 한다.   

○ 백신의 안전성은 믿을 수 있을까?

백신은 임상시험 1상, 2상, 3상을 통하여 평가한다. 이중 3상에서는 접종군과 위약군의 이상반응 종류와 발생 수준 등을 비교 평가하는데, mRNA방식인 화이자와 모더나는 접종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1차 보다는 2차 접종 후에 발열, 접종부위 동통, 전신 근육통 등의 증상이 좀더 많았지만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바이러스 벡터 방식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 3상 시험중에 횡단성 척수염 발생자가 있어 잠시 임상시험이 중단된 적이 있었으나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와 시험이 지속되었다.

이후에 브라질에서 사망자가 보고되었으나 임상시험이 중단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사망자는 백신 접종군이 아니라 위약 접종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지금까지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100% 안전한 백신이나 약물은 없다. 임상시험보다 많은 대상자가 실제 현장에서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서 알지 못했던 이상반응이 나올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때문에 우리보다 앞서 접종하는 나라들의 자료도 세심하게 평가해 안전한 접종 방식을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 백신 접종 후 알레르기 또는 아나필락시스 보고가 있었는데?

이미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과 미국에서 각각 아나필락시스 2건과 1건이 보고되었고, 미국에서는 27만명 접종에 6건의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따라서 기존에 알레르기 기왕력이 있거나 1차 접종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는 추가 접종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접종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에서는 접종 후 30분간 지켜보도록 하고, 만약을 대비하여 에피네프린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

○ 접종대상자로 선정되면 무조건 접종받아야하나?

원하지 않으면 접종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의료기관 종사자라면 접종을 하는 것이 본인과 다른 사람을 위해서 권고된다.

○ 해외에서 개발된 백신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도 백신을 개발할 필요가 있을까?

현재 가장 빠르게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나라들은 중국(3개), 러시아(2개), 미국(4개), 영국-독일(1개) 등이다. 이는 국가 주도 연구소이거나 다국적 제약회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은 제넥신(DNA백신,1/2상), 진원생명과학(DNA백신, 1상), SK바이오사이언스(단백질 기반 백신, 1상), 셀리드-LG Chem(벡터백신, 1상), 국제백신연구소-이노비오(미국) 협력 (DNA백신, 2상)이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백신은 면역이 오래가지 않아 인플루엔자 백신처럼 주기적으로 맞아야 할 수 도 있으므로 외국에서 수입하는 백신에만 기대고 있을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코로나19백신 개발 선도 국가는 되지 못하였으나 이 기회에 백신 개발 수준을 끌어올려 백신 주권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 집단면역이 생기면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하던데?

집단면역은 지역사회 인구 중에서 면역이 있는 사람 비율로 표시하는데, 유행을 막기 위한 집단면역의 한계치를 한계 밀도라고 한다.

지역사회에서 유행을 감소시키려면 감염재생산수(R, reproduction number, 감염자 1명이 전파시킨 감염자수, R0는 방역조치가 없을 때의 R을 의미)가 1보다 작아야 한다. 그런데 집단에서 면역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p라고 하면 p가 커질수록 R이 작아진다.

가령 R0=3.0으로 가정하면 (대구.경북 유행시 R은 약 3.5이었음) 집단면역 수준 p = 1-1/3 보다 커야 하므로 66.6%보다 커야 한다. 백신접종 후 효과적인 면역 생성률이 80%라면 인구의 85%를 예방접종 하면 68%의 집단면역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단면역으로 유행을 멈출 수 있다는 가정은 집단내 모든 사람들이 무작위로 접촉한다는 것이므로 만약 면역이 없는 사람들끼리 소규모 집단을 이루고 접촉한다면 유행을 막기 어렵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인구의 15% 정도되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은 아직 접종대상이 아니고, 성인들도 순차적으로 접종을 하게 되고 백신 효과 지속 기간도 아직 불분명하여 집단면역으로 감염전파를 막으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백신 효과 90%라는데 백신 접종하면 90%는 감염이 안된다는 뜻인가?

백신 효과를 백신 접종자가 보호되는 비율로 해석하는 것은 오해이다. 백신 효과는 백신 비접종군과 접종군의 발생률 차이를 백신 비접종군의 발생률로 나누어 계산한다.

예를 들어, A백신 비접종군과 접종군이 각각 1만명으로 같을 때 비접종군에서 1000명, 접종군에서는 비접종군의 10분의 1인 10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면 백신 효과는 (1,000-100)÷1,000 = 1-1/10 이므로 90%가 된다.

만약 접종군에서 비접종군의 5분의 1만큼 환자가 발생했다면 백신효과는 1-1/5로 80%이다. 즉, 백신 효과는 접종군과 비접종군 발생률의 상대적 개념이다.

◈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아직까지 모르는 것

○ 백신 효과는 얼마나 오래갈까?

아직은 충분한 자료가 없다. 임상시험 결과는 대부분 접종 후 2개월까지의 결과이다. 내년 여름쯤 되면 3상 임상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6개월이상 장기 효과에 대한 보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에 감염된 상태에서 백신을 맞아도 될까?

아직은 충분한 자료가 없지만 코로나에 감염된 상태에서 백신을 맞는 것은 권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백신 접종 전에 PCR검사로 감염자 확인을 권하지는 않고 있으며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추후에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백신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자료 수집을 위해서는 접종 전 pcr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 백신접종자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바이러스 전파를 할까?

아직은 충분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백신 접종자라고 안심하고 마스크를 벗어서는 안된다.

○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면 백신을 맞았어도 효과가 없어질까?

코로나19는 RNA바이러스로 인플루엔자보다는 드물지만 변이가 발생하고 있다. 아직까지 보고된 변이가 현재 개발된 백신 효과를 무력화할 정도로는 보이지 않으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 임신부도 안전할까?

지금까지 사용 승인을 받은 백신 중에 임상시험대상자로 임신부를 포함한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에 대한 자료는 없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임신부나 태아에 위해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 CDC는 만약 임신부인데 접종 대상군으로 선정되었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충분한 정보를 받아보고 접종하도록 권하고 있다.

○ 아이들도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나?

아직 임상시험 결과는 없으나 화이자는 12세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지난 10월에 시작했다. 따라서 최종 결과는 21년 여름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 백신접종자로 선정되지 않았으나 구매하여 맞을 수 있을까?

접종이 시작된 나라들에서 아직까지는 국가의 접종 우선순위에 따른 접종만을 허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위험군 접종이 끝나고 나면 일부 판매를 통한 접종을 허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접종증명서가 있어야 취업이나 해외 방문이 허가될까?

지금까지 의료인은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도록 하고 있고, 의대생이나 간호학생의 병원실습 전에 B형간염 항체나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기도 하고 황열 예방접종증명서를 요구하는 국가도 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향후 코로나19 백신별 효과 평가 자료가 충분히 쌓이고, 국가간 협의가 이루어지면 입국시에 허가된 종류의 백신접종증명서를 요구하는 국가가 나올 수 있다.

또한 고위험 요양시설이나 의료기관에서는 직원들의 코로나19 백신접종 상태를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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