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간접흡연, 타인 건강을 위협하는 ‘침묵의 살인’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날씨가 추워지면서 환기가 어려워지자 실내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소중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이다. 흡연자의 건강을 해치는 담배 연기는 비흡연자에게도 치명적인 간접흡연의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의 간접흡연은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지게 된다.

간접흡연은 흡연자가 내뿜는 연기(주류연)뿐만 아니라, 담배가 타면서 직접 발생하는 연기(부류연)를 비흡연자가 들이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부류연은 필터를 거치지 않아 주류연보다 독성 물질 농도가 2~3배 이상 높으며, 발암 물질 또한 더 많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위험하다. 실내에서는 이 연기들이 공기 중에 머물러 비흡연자에게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간접흡연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사람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한다.

먼저, 간접흡연은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위험을 20~30%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천식, 기관지염과 같은 다양한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폐 기능이 미성숙한 어린이나 노인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담배 연기 속 유해 물질은 혈관 내벽을 손상시키고 혈액의 응고를 촉진하여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심장병 발생 위험이 25~30%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호흡수가 많고 면역력이 약해 간접흡연에 더욱 취약하다. 흡연 가정의 영아는 돌연사 증후군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높다. 천식, 폐렴, 기관지염, 중이염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의 빈도를 높이고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며, 폐 기능 발달을 저해하고 인지 발달 및 학습 능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산부가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태아에게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저체중아 출산, 조산, 유산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태아의 성장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밖에도 간접흡연은 눈의 자극, 두통, 메스꺼움, 비염, 알레르기 증상 악화 등 다양한 불편함과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장기적으로는 비흡연자의 구강암, 식도암, 후두암 등 다른 암 발생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환기를 시키면 괜찮다”, “베란다에서 피우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오해다. 담배 연기는 미세한 입자로 이루어져 있어 환기를 하더라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벽지, 가구, 옷 등에 달라붙어 ‘3차 흡연’의 형태로 유해 물질을 지속적으로 방출한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바닥을 기어 다니거나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면서 이러한 유해 물질에 더욱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유일하고 완벽한 방법은 바로 ‘금연’이다. 실내뿐만 아니라 실외에서도 흡연 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고, 금연을 결심했다면 보건소나 금연클리닉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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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