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가을 들어 첫 한파특보가 내려지는 등 갑작스러운 기온 하락에 우리 건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급격한 기온 변화는 심뇌혈관 질환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2025절기(12월1일~2월28일)’ 한랭질환 신고 현황에 따르면 총 334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8명이 사망(추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상별로는 저체온증이 약 80.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랭질환자는 남성(69.8%)이 여성보다 약 2.3배 많았고,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이 54.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사망자 중 65세 이상은 87.5%에 달해 고령층의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발생 장소는 실외가 74.0%로 실내보다 약 2.9배 많았으며, '길가(25.4%)', '집(18.3%)', '주거지 주변(14.1%)' 순으로 나타났다. 발생 시간대는 새벽부터 오전 시간대(6시~12시 사이 36.9%)에 집중되어, 밤사이 낮아진 기온이 활동 시작 시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한파는 직접적인 한랭질환(저체온증·동상 등)과 더불어 심뇌혈관계 질환의 위험도 높이는 ‘이중 위협’이 되고 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 때 우리 몸은 체열을 보존하기 위해 말초혈관을 수축시킨다. 이 반응은 자연스럽게 혈압을 상승시키고 심박수를 증가시켜 심장에 부담을 준다. 또한,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은 혈액의 점도를 높이고 혈소판 활성화를 촉진해 혈관 내 혈전(피떡)이 생기기 쉬운 상태를 만든다.
저체온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 폐, 뇌 등 주요 장기의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자율신경계 과자극은 심혈관계에 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특히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환자들은 체온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이 약하고, 야외에서 쉽게 체온을 잃을 수 있어 위험하다. 한파 시기에는 단순 감기뿐 아니라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뇌경색·뇌출혈) 등 치명적인 심장·뇌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찬 기온으로 인한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은 기존에 관상동맥 협착이 있는 환자에게 증상 악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질 가능성 역시 증가시킨다.
급성 심근경색의 주요 증상은 ▲가슴 중앙이 쥐어짜이거나 압박감이 느껴짐 ▲왼쪽 어깨, 팔, 목 또는 턱으로 통증이 뻗침 ▲숨이 차거나 식은땀 ▲어지러움 또는 구토 증상 등이다. 이러한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평소와 다른 갑작스러운 흉통·답답함·숨가쁨이 나타날 경우, 혈관 응고 가능성이 높아진 환경임을 인지하고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한파가 닥쳤을 때 단순히 보온만으로는 부족하며, 찬 기온에 민감한 혈관이 우리 몸의 응급반응으로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여러 겹을 껴입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모자, 장갑, 목도리로 머리, 목, 손발 등 열 손실이 많은 부위를 따뜻하게 보호하는 것이 좋다. 또 기온이 가장 낮은 아침 시간대의 야외 활동은 가능한 한 자제하고, 갑자기 몸에 무리를 주는 심한 운동이나 작업은 피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는 평소보다 더 철저히 혈압 및 혈당 등을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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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