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월경, 이 때만 되면 월경통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가임기 여성들이 많다. 월경통은 흔한 증상이지만 월경량이 갑자기 늘어나고 골반 통증, 빈뇨 등이 동반된다면 '자궁근종'을 의심해야 한다.
자궁근종은 자궁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에 생기는 종양으로, 가임기 여성 3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생 위치에 따라 근막하근종, 점막하근종, 장막하근종으로 구분한다. 근막하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에서 발생해 자라는 근종으로, 자궁근종 환자의 절반 이상이 이에 해당한다. 근종이 여러개인 경우가 많으며, 월경통이 심하고 출혈량이 늘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점막하근종은 자궁 안쪽 내막에 나타나는 근종으로, 자궁 안쪽으로 튀어나오거나 자궁 내막을 밀어올려 모양을 변형시킨다. 점막하근종은 착상을 방해하거나 초기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점막하근종이 발생하면 월경량이 많아지고 부정출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장막하근종은 자궁 바깥쪽을 감싸고 있는 장막 내 근종으로,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크기가 커질수록 하복부 통증이 느껴지고 방광을 압박하면 빈뇨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바 없지만, 평활근을 이루는 세포 중 하나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도 자궁근종과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트로겐은 근종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데, 폐경 후 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면 근종의 크기도 줄어들 수 있다. 가족력도 영향을 미친다. 직계가족 중 자궁근종 환자가 있는 경우 발병률이 높아진다. 이 외에 비만, 고혈압, 당뇨, 알코올 등도 위험 요인에 해당한다.
자궁근종 환자의 절반 정도는 증상을 느끼지 못해 질환을 방치하게 된다. 증상이 없어도 근종의 크기는 점점 커질 수 있다. 커진 근종은 난임, 유산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근종이 있다 해서 무조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크기가 3cm 이상이거나 위치가 좋지 않을 때, 증상이 심할 때에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점막하근종은 크기가 작아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자궁근종은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임신을 계획 중인 경우에는 근종만 제거하는 자궁근종절제술을 시행하지만 재발 가능성이 있다. 출산 계획이 없고 증상이 심하다면 자궁 전체를 들어내는 자궁적출술이 권장된다.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의 30~40%에서 발생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평소와 달리 늘어난 월경량과 심해진 월경통, 골반통, 빈뇨 등으로 불편함을 느낀다면 정확한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다만 무증상인 경우도 많기에 부인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또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은 자궁근종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카페인,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 체중 관리 등 생활습관의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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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