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알레르기내과 이화영 교수

알레르기 질환은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질병 중 하나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천식, 만성기침, 두드러기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소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레르기는 외부 물질에 대한 과도한 반응을 말한다. 즉,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 외부 물질을 항원으로 인식하고 잘못된 신호를 보내 정상적인 조직까지 공격하는 현상이다.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며 대표적인 예로 천식, 만성기침, 비염, 음식/약물알레르기, 만성두드러기 등이 있다.
알레르기 질환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상기도 및 하기도 증상으로 콧물, 코막힘, 기침, 가래, 호흡곤란, 천명음 등이 있다. 특히 천식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의 질환으로 보고 동시에 치료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알레르기 결막염과 같은 눈 증상과 피부에서 나타나는 가려움증, 발진, 두드러기 등이 있다. 두드러기는 종종 자극이 없어지면 증상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6주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 두드러기로 분류하여 정밀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반응은 발현 속도에 따라 즉시형과 지연형으로 나눌 수 있다. 즉시형 반응은 알레르기 물질에 노출된 후 수 분에서 1-6시간 이내에 급격히 나타나며, 음식 알레르기나 약물 알레르기, 꽃가루나 동물 털에 의한 반응 등이 그 예이다. 특히 아나필락시스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즉시형 알레르기 반응으로 두드러기, 호흡곤란, 저혈압, 심한 복통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가 의심될 경우 즉시 응급처치를 하고, 가까운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면, 지연형 반응은 몇 시간에서 며칠 뒤에 나타나며, 금속, 화장품, 염색약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접촉성 피부염이 대표적인 예이다.
알레르기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로 피부 검사, 혈액 검사, 유발 검사 등이 있다. 피부 검사는 알레르기 항원을 피부에 노출시켜 그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이고, 혈액 검사는 혈중 알레르기 항체의 양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유발 검사는 의심되는 물질을 경구, 피하 또는 혈관으로 직접 노출시켜 반응을 확인하는 검사로, 알레르기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유발 물질의 종류, 증상의 발생 시점 및 양상에 따라 가능한 검사법이 다르며 검사의 위험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자녀에게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지만 알레르기 질환 자체는 유전병은 아니며 개인의 환경에 따라 발병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대기 오염, 기후 변화 등이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알레르기 면역요법은 알레르기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알레르기 항원을 소량씩 투여하여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면역요법은 최소 3~5년간의 치료가 필요하며, 질환에 의한 증상을 완화시키고 치료 약물의 사용량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면역요법은 알레르기 비결막염, 천식, 벌독알레르기, 아토피 피부염에서 시행할 수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질환의 병태 생리와 연관되는 특정 사이토카인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약제로 최근 치료 적응증이 확대되고 있다. 중증 천식, 만성비부비동염, 만성두드러기, 아토피 피부염 등의 난치성 질환에서 사용되며, 기존의 치료법보다 높은 치료 효과와 적은 부작용이 장점이다.
알레르기 질환은 기본적으로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다. 그러나 면역요법이나 생물학적 제제 등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질환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환자 개인별 맞춤형 치료와 꾸준한 관리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적절한 진단 및 치료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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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