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체중 감량이 허리디스크에 미치는 영향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

▲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는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돼 내부 수핵이 흘러나와 주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주로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하지방사통) 등 감각 이상 증상이 동반되며, 심할 경우 하반신이 마비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잘못된 자세 습관이나 과격한 운동, 외부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급격한 체중 증가와 비만도 주된 요인 중 하나다.

체중이 증가하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도 커진다. 일반적으로 체중 1kg당 허리가 받는 부담은 5kg에 달한다. 복부 지방이 많을수록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하부 척추에 부담을 안긴다. 배가 나올수록 하부 척추의 굴곡이 정상보다 앞쪽으로 휘는 것인데, 이는 척추전만증을 초래해 디스크 손상과 퇴행을 촉진시킬 수 있다. 게다가 비만으로 인한 체력 저하와 운동 부족은 척추를 지지하는 주변 근육의 약화를 부추겨 디스크 손상을 가속화 시킨다.

실제 한방재활의학회지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WC), 허리-엉덩이비율(WHR)로 8027명의 복부비만을 평가한 결과, 허리디스크 환자군에서의 복부비만 비율이 더 높았다. 또한 국제학술지 ‘관절염과 류마티스(Arthritis & Rheumatology)’에 게재된 해외 연구논문에서도 2599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디스크 퇴행이 관찰된 환자들에게서 BMI가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비만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게재된 호주 머독 어린이연구소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과 아동·청소년의 과체중·비만 비율이 지난 3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고, 2050년에는 25세 이상 성인의 60%가 과체중 또는 비만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허리디스크 예방과 관리를 위해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탄수화물을 비롯한 고열량·고지방 식품을 줄이고 뼈와 근육 생성을 돕는 단백질과 과일, 채소 등 섬유질 섭취가 중요하다. 노홍철 영상에서도 밀가루, 튀김,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이 감량에 있어 큰 걸림돌로 여겨지기도 했다.

아울러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감량은 물론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단, 허리 통증이 있거나 체력 수준이 낮은 상태에서는 고강도 운동보단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후 기초 근력을 기르는 코어 운동을 병행하며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을 권한다.

만약 체중 감량 노력에도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 침·약침, 한약 처방 등을 통해 허리디스크 증상을 개선시킨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척추와 주변 조직의 균형을 바로잡고 관절의 동작범위를 향상시키는 수기치료법이다. 침·약침 치료는 경직된 근육의 이완과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염증을 억제, 통증을 낮춰준다. 아울러 개인 체질에 맞게 처방되는 한약은 디스크, 척추, 근육 등에 영양을 공급,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