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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가 건조한 겨울철에는 피부뿐 아니라 입도 메마른다. 입이 바싹 마르는 증상을 '구강건조증'이라 하는데, 증상이 심해지면 말을 하고 음식물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에 약 1~1.5L의 침을 분비한다. 침의 분비가 정상 이하로 줄어들면 입이 마른다고 느낀다. 물을 마셔도 입이 마르고 백태가 두껍게 생겼다면 구강건조증을 의심해야 한다.
구강건조증은 주로 65세 이상 노년층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서 침샘 기능이 저하돼 건조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약물 복용도 구강건조증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약 400여 가지의 약물이 구강건조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고혈압 약, 이뇨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자가면역질환, 신경계 질환, 정신질환을 비롯해 항암제 투여, 방사선 치료 등이 구강건조를 유발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은 침샘, 눈물샘에 염증이 생겨 구강건조증, 안구건조증을 일으킨다. 쇼그렌증후군으로 구강건조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불소가 함유된 구강 세척제를 사용하고 무설탕 껌을 씹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신경계 질환인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도 구강건조증을 야기한다. 스트레스, 불안 장애 등 정신적인 문제도 구강건조증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구강호흡도 구강건조증의 원인 중 하나다. 비염, 축농증 등으로 코막힘이 심한 경우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데, 구강호흡이 지속되면 입안이 건조해진다. 이로 인해 구취, 구강 질환은 물론, 호흡기 질환, 안면 비대칭이 생길 수 있다.
구강건조증은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침은 입안 위생을 유지하고 소화 작용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침의 분비가 줄면 충치, 치은염 등이 쉽게 발생하고, 소화불량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구강 내 염증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호흡기 질환 등으로 이어지며 전신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구강건조를 단순히 불편한 증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겨울에는 찬 공기와 실내 난방 사용으로 인해 구강건조증 환자가 늘어나는 시기이므로 구강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구강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를 생활화하고 수분 손실을 유발하는 커피, 차 등의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흡연도 침 분비를 줄이는 요인이므로 피해야 한다. 또 하루 3~4번 양치질과 치실 사용으로 구강 위생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구강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구강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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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